태영호,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 北 처음엔 거부
이후 내부 분석통해 점차 대화의 場으로 나온 이력
비록 조롱섞인 반응이지만, 오히려 관심있다는 반증 해석
태의원 "김정은 마음 흔들어 놔..오히려 초기목적 달성" 강조
[파이낸셜뉴스]
이후 내부 분석통해 점차 대화의 場으로 나온 이력
비록 조롱섞인 반응이지만, 오히려 관심있다는 반증 해석
태의원 "김정은 마음 흔들어 놔..오히려 초기목적 달성" 강조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윤석열 대통령이 제안한 대북 지원방안이 담긴 '담대한 구상'을 원색적으로 비난한 것을 두고 오히려 북한이 윤 대통령 제안에 반응을 보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은 19일 보도자료를 내고 "북한이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에 대해서도 처음에 거부반을 보였지만 자체 연구후 대화의 장(場)으로 나온 적이 있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8·15 경축사를 통해 인도적, 경제적 지원 등을 포함한 대북 정책의 얼개가 담긴 '담대한 구상'을 제안한 바 있다.
■尹대통령 담대한 구상 제안에 바짝 독오른 北
이에 북한 김 부부장은 이날 북한 관영매체를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윤 대통령을 향해 각종 원색적인 표현까지 써가며 대북 비핵화 로드맵이 포함된 '담대한 구상'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혔다.
윤석열 정부가 정체된 북한 비핵화 논의의 돌파구를 뚫고자 내놓은 '담대한 구상'을 공식 제안한 지 불과 사흘만에 나온 북한의 첫 고위급 반응이다.
지난 달 '전승절' 기념행사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설과 마찬가지로 김여정 역시 이날 담화에서 윤 대통령의 실명을 직함없이 부르며 과도한 막말을 해댔다.
김여정은 담화에서 "남조선 당국의 대북정책을 평하기에 앞서 우리는 윤석열 그 인간 자체가 싫다"고 비하발언을 했는 가 하면 '담대한 구상'에 대해 "윤석열의 푸르청청한 꿈이고 희망이고 구상"이라고 조롱까지 서슴없이 일삼았다.
이에 태영호 의원은 이날 "조용하던 남북관계가 윤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발표로 거의 매일 링위에서 치고받는 흥미로운 모습을 보인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번에 나온 김여정의 담화문 내용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조목조목 윤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에 대한 거부로 일관되어 있지만, 북한이 이명박 대통령의 비핵개방 3000까지 비교하면서 비난수위를 높인 것은 ‘담대한 구상’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여정이 ‘우리의 반응을 목빼들고 궁금해하기에 오늘 몇 마디 해주는 것이다’라고 운을 뗀 이 대목이 인상 깊은데 지금까지 대통령의 대북 제안에 북한의 이러한 신속한 입장 발표는 흔히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태영호, "DJ 햇볕정책처럼 北 내부분석 들어간듯"
태 의원은 "어찌보면 북한의 통전부가 ‘담대한 구상’이 나온 후 본격적인 업무복귀에 들어간 듯하다"고 짚었다.
태 의원은 김여정이 담화에서 ‘권좌에 올랐으면 2~3년은 열심히 일해봐야 그제서야 세상 돌아가는 리치, 사정을 읽게 되는 법’이라고 언급한 대목을 두고 어찌보면 윤석열 정부 임기 초기에는 핵 및 미사일을 완성하기 위해 대화의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지만 윤석열 정부의 동향에 따라 남북대화 재개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을 것으로 해석했다.
태 의원은 특히 "총체적으로 윤석열 정부의 길들이기 작전이 시작된 것 같다"며 "김여정이 ‘윤석열 그 인간자체가 싫다’고 했는데 통상 인간관계에서 상대가 싫으면 무시해버리면 되는 것이지 남들 앞에서 ‘난 네가 싫어’하고 공개적으로 외치는 것은 어찌보면 상대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을 선언한 것"이라고 봤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이 처음 나왔을 때도 북한은 강경하게 거부했지만 내부적으로는 본격적인 연구분석에 들어갔고 점차 대화의 장으로 나왔다는 게 태 의원의 설명이다.
김여정의 담화가 조롱으로 가득했지만 결국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에 관심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란 해석이다.
태 의원은 "김여정이 3일만에 반응을 보였다는 것 자체가 윤석열 정부의 ‘담대한 구상’이 김정은의 마음을 흔들어놓음으로써 그 초기 목적은 일단 달성한 셈"이라고 강조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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