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이 오는 25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달 기준금리 0.25%p 인상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빅스텝'으로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일어나 한국 기준금리 인상이 사실상 불가피해졌지만, 경기 침체 우려에 한은이 무리하게 기준금리를 올리지는 않겠다는 판단에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시장에서는 금통위가 이달 기준금리를 0.25%p 올리는 '베이비 스텝'에 나설 것이라고 보는 관측이 많다. 물가 상승 압력이 외환위기 이후 최대 수준으로 높아진 만큼 기준금리 인상 외 다른 방도가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외식과 농축수산물 가격이 급격히 오르면서 지난달 소비물가지수(108.74)는 전년 동기 대비 6.3% 올라 2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도 금리 인상 관측에 한몫했다. 미 연준이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p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에 두 달 연속 나서면서 미국 기준금리(2.25~2.5%)가 한국(2.25%)보다 높아진 것이다. 이러한 역전 현상은 외국인 투자 자금 유출, 원화 약세 등 위험을 수반하기 때문에 한은은 격차를 줄이는 데 나설 수밖에 없다. 특히 원·달러 환율은 지난 19일 장중 1328.8원까지 뛰어올라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다만 불안한 경기 상황을 고려했을 때 한은이 두 달 연속 '빅스텝'에 나서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일각에서 연준이 내년 중반께 통화 긴축 기조를 중단 혹은 완화할 것으로 내다보는 가운데 한은이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끌어올릴 가능성은 낮다는 이유다. 오히려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은 경기 침체 등 득보다 실이 클 우려가 있다.
앞서 지난달 금통위 회의를 마치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물가 흐름이 전망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 당분간 0.25%p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 바 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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