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뺑소니범이 창문 내렸는데 온몸이 피범벅..국가대표 출신 운전자가 잡았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22 07:19

수정 2022.08.22 08:29

[연합뉴스TV 제공] /사진=연합뉴스
[연합뉴스TV 제공]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뺑소니 사고를 낸 40대 남성을 피해입은 운전자가 끈질기게 추격한 덕분에 경찰에 붙잡혔다. 알고 보니 사고를 낸 남성은 경찰이 쫓고 있던 살인미수 용의자였고 피해 운전자는 전직 국가대표였다.

21일 인천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국가대표 수구선수 출신인 이민수(43)씨는 지난 19일 오후 4시 24분께 인천 서구 가좌동의 한 도로에서 접촉 사고를 당했다. 흰색 카니발 차량이 이씨 차량의 뒤쪽을 들이박은 것이다. 그런데 이후 카니발 운전자는 중앙선을 넘어 달아나기 시작했다.


음주운전자일 것이라고 추측한 이씨는 즉시 경찰에 신고한 뒤 카니발을 뒤쫓아갔다. 그러나 추격 과정에서 카니발 차량 운전대에 피가 묻은 것을 발견했고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이씨는 경찰에 이 사실도 추가로 알렸다.

이씨는 추격 과정에서 뺑소니 사고 운전자가 몰던 승합차 손잡이에 혈흔이 묻어 있었던 사실도 실시간으로 경찰에 알렸다. 이씨는 경찰에 ”손잡이에 막 피가 묻어 있다”고 했다. 그는 SBS 인터뷰에서 “(뺑소니 사고 운전자가) 일부러 창문을 내리고 얼굴을 이렇게 하면서 보여줬다. 온몸이 다 피였다”고 말했다.

이씨와 카니발 운전자는 도심의 7km 구간에서 10분간 추격전을 벌였다. 카니발 운전자는 도망가는 과정에서 다른 오토바이 운전자를 치기도 했다. 오토바이 운전자는 오토바이와 그대로 쓰러졌다.

이씨가 집요하게 따라붙자 카니발 운전자는 인천 중구에 있는 한 고등학교 안으로 차를 몰고 들어갔다. 더 이상 도주가 불가능하자, 카니발 운전자는 흉기를 꺼내 자해를 시도했고 이씨는 119에 신고한 뒤 자신의 차량으로 도주로를 막았다. 이후 경찰이 출동해 오후 4시 35분께 카니발 운전자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체포된 카니발 운전자는 살인미수 혐의로 경찰이 쫓던 용의자 A씨였다. A 씨는 알고 지내던 30대 여성 B 씨에게 운전 교습을 시켜주는 과정에서 시비가 붙어 승합차 안에서 B 씨의 목을 조르고 어깨 등을 흉기로 찌른 뒤 도주하던 중 이 씨의 차량을 들이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A씨 차량에서 탈출한 B씨는 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경찰은 21일 A씨를 살인미수와 뺑소니 혐의로 구속했다.

한편 이 씨는 수구 국가대표 출신으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했었다.
현재는 경기도청 수구팀 감독을 맡고 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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