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인도양 위험해양 제외
ICS 등 6개 국제해운단체 성명
민간·연합군 해적퇴치 공조 성과
상당수 불법 밀입국 브로커 전업
일부 기니만 일대로 터 옮기기도
ICS 등 6개 국제해운단체 성명
민간·연합군 해적퇴치 공조 성과
상당수 불법 밀입국 브로커 전업
일부 기니만 일대로 터 옮기기도
■2018년 이후 해적 피해 사라져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국제해운회의소(ICS)를 포함한 6개 다국적 해운단체들은 22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내고 내년부터 인도양을 위험해역으로 간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2018년 이후 소말리아에서 출발한 해적들이 상업용 선박을 공격한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발표는 약 15년에 걸쳐 인도양에서 해적행위의 위험을 줄이려는 헌신적인 협력의 증거"라고 강조했다. 앞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해 12월 3일 발표에서 2021년 한 해 동안 소말리아 해적들의 해적행위가 성공했다는 사례가 1건도 없었다고 밝혔다. 동시에 2017년 3월 이후 선박 납치 및 몸값 요구가 성공한 경우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해양수산부도 지난 4일 발표에서 2011년 이후 소말리아 인근 아덴만 해역에서 한국 국민을 노린 해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전혀 피해가 없었다고 알렸다. ICS의 존 스토퍼트 환경·무역부문 선임매니저는 "소말리아 해적들은 수년 동안 마구잡이로 해적질을 저질렀으며 지금 이 자리에서 해적들이 제압됐다고 말하는 것이 매우 이상하다"고 말했다.
FT는 다만 선박들의 보험료는 이번 발표와 별개로 영국 보험사 로이드와 국제해상보험협회(IUA)가 함께 참여하는 자문회의인 '합동전쟁위원회'에서 결정한다고 지적했다.
■국제공조로 해적 퇴치
동아프리카에서 홍해와 인도양 사이에 위치한 소말리아는 과거부터 교통의 요지였으며 소말리아와 예멘 사이 아덴만에는 세계 석유 운송량이 9%가 지난다. 소말리아 어부들은 1990년대 초반에 소말리아가 내전에 빠져 무정부 상태가 되자 해외 불법어선으로부터 어장을 지키기 위해 무장했다. 이러한 행위는 현지 군벌과 사업가들이 개입하면서 해적행위로 변질됐다. 해적행위는 2006년 소말리아 반군인 이슬람법정연맹이 잠시 나라를 안정시키자 주춤했으나 같은 해 에티오피아와 이슬람법정연맹이 전쟁을 시작하자 다시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해적들은 2008년 11월 기준으로 선박 납치와 몸값 요구를 통해 1년 동안 1억5000만달러(약 2012억원)를 벌었다. 2009년 4월에는 미국 컨테이너선인 머스크 앨라배마호가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되었다가 미 해군에 구출되기도 했다.
미 해군은 2008년 8월에 다국적연합군을 구성해 아덴만 순찰에 나섰고 같은 해 인도와 러시아도 해적 대응에 동참했다. 유엔 안보리는 2008년 결의안을 통해 아덴만을 통행하는 국가의 국제적 군사지원을 요청했으며 한국 역시 2009년 청해부대를 편성, 아덴만에 파병했다. 청해부대는 2011년 1월 한국 화물선 삼호주얼리호가 해적에게 피랍되자 '아덴만의 여명' 작전으로 이를 구출했다. 현재 유럽연합(EU)은 바레인에 34개국 연합군을 모아 해적행위를 포함한 대테러 대응훈련을 하고 있다.
■해적질 대신 밀수로 전업, 기니만 위험해져
또한 영국 해상보안업체인 시걸 마린타임의 드미트리스 마니아티스는 해운사들이 민간 해상보안업체들의 무장요원들을 배에 같이 태우면서 해적 피해가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동시에 해적들이 업종을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니아티스는 소말리아 무장조직들이 해적행위의 위험 대비 수익성이 낮아지자 무기밀수나 바다 건너 예멘에서 사람들을 밀입국시키는 불법행위에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일부 조직은 아라비아반도와 석탄 무역에도 손을 대고 있다. 마니아티스는 "나는 가까운 시일 내에 소말리아 해적이 다시 활개 친다고 걱정하지는 않는다"면서 "보험업계의 위험 평가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적의 위협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2020년 기준으로 전 세계 선박납치 사건의 95%는 서아프리카와 기니만 일대에서 발생했다. 유엔 역시 지난 5월에 결의안을 내고 주변국의 강력한 대응을 요구했다. 서아프리카 해역에서는 2020~2021년 5건의 한국인 선원 피랍사건이 발생, 13명의 한국인이 해적에게 붙잡혔다. 외신들은 소말리아 인근에서 물러난 해적들이 비교적 감시가 느슨한 서아프리카 기니만 일대로 이동했다고 분석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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