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중국차 전년比 125.3% 증가
中 판매량 현대차 50%, 기아 27% 줄어
中 판매량 현대차 50%, 기아 27% 줄어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보조금 혜택까지 누리면서 국내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특히 하반기에는 중국 전기차 1위 업체인 BYD의 진출도 예고돼 있어 중국산 자동차의 공세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반면 현대자동차, 기아 등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상반기 중국 시장에서 판매량 감소로 적자를 기록했다.
국내서 보조금 받는 중국산 전기차 매출 폭발적 증가
2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산 수입차 판매량은 511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2269대보다 125.3% 증가했다. 특히 중국산 상용차 판매량이 312%나 급증하며 중국산 자동차 전체 판매 증가를 견인했다. 중국산 자동차는 국산 동급 모델 대비 저렴한 가격이 특징이다. 전기화물차는 지난해 상반기 11대에서 올해 상반기 916대로 8218.2% 늘었고, 전기버스는 148대에서 436대로 194.6% 증가했다. 상용차 판매규모는 413대에서 1703대로 3배 이상 확대됐다.
중국 소형전기화물차 마사다의 경우 3700만~3800만원대로 지자체 보조금을 받으면 약 1500만원대에 구입이 가능하다. 국산 동급 대비 1000만원가량 저렴한 셈이다. 올해 4월 출시 이후 초도 물량 1000대가 모두 팔리기도 했다. 전기버스의 대당 수입가는 약 1억5000만원으로 국산 전기버스 3억원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여기에 최대 7000만원의 보조금을 받으면 가격 차이는 더 벌어진다. 상반기 기준 중국산 전기버스 비중은 48.7%까지 증가했다.
승용차 부문에서도 판매가 늘었다. 폴스타 등 중국계 브랜드 전기차 및 중국 생산 모델인 BMW IX3, 볼보 S90 등의 수입이 늘면서 중국산 수입차는 전년 동기대비 83.9% 증가한 3400대를 기록했다. 폴스타는 중국 최대 민영자동차 회사인 지리자동차가 스웨덴 볼보와 합작해 설립한 전기차 전용 브랜드다. 지리차는 볼보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BMW IX3 경우 BMW가 브릴리언스오토와 설립한 중국 현지 합작회사인 BMW브릴리언스오토모티브를 통해 전량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앞으로 중국산 자동차의 국내 입지는 더욱 탄탄해질 전망이다. 중국 전기차 1위 기업 BYD는 최근 국내에 전기자동차 상표권을 출원하며 진출을 예고했다. BYD는 글로벌 완성차업체 중 전기차와 배터리를 함께 생산하는 유일한 기업이다. BYD 한국 법인은 최근 씰(Seal), 돌핀(Dolphin), 아토(Atto) 등 7개 차종의 상표를 출원했다. 이 중 씰은 BYD가 테슬라 모델3를 겨냥해 내놓은 차다. 업계에서는 BYD가 국내 시장에 가장 먼저 씰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리차는 르노코리아 지분 인수를 통해 한국 시장을 안정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리차는 르노코리아의 지분 34.02%를 2640억에 인수하기로 하고, 2대 주주로 올라서는 절차를 밟고 있다. 르노코리아와 지리차는 2024년부터 볼보 전기차 전용 플랫폼(CMA)을 기반으로 한 하이브리드차를 개발하고 2024년부터 부산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한국차, 상반기 중국판매는 '작년의 반토막'
반면 현대자동차, 기아는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현대차의 올해 상반기 중국 시장 판매량(현지 합작사 생산 포함)은 9만4000여대로 지난해 상반기 보다 49.8% 줄며 반토막이 났다. 시장 점유율도 작년 상반기 2.0%에서 올해 상반기 1.0%로 하락했다. 기아의 상반기 판매량도 27.2% 감소한 4만5000대에 그쳤다.
중국 시장에서 한국차 판매량은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며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2016년 중국시장에서 180만대의 차량을 팔았지만 지난해 판매량은 약 50만대 수준으로 급감했다. 현대차는 계속된 판매부진으로 지난해 베이징 1공장을 중국 전기차 업체 리오토에 매각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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