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한국거래소가 탄소배출권 현물시장의 발전을 위해 선물시장 개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선물시장이 개설되면 저렴한 비용으로 배출권을 거래 할 수 있고 현물시장의 유동성도 확충되기 때문이다.
조효제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장(부이사장, 사진)은 24일 파이낸셜뉴스 주최로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20회 서울국제A&D컨퍼런스에서 이같이 언급했다.
조 본부장은 ‘탄소배출권 선물 시장 개설의 필요성 및 추진현황’이라는 주제로 이뤄진 세션 2 파생상품 인사말에서 “금융시장을 통해 환경문제를 다루고자 하는 탄소배출권 선물시장에 대해서도 생산적인 의견교환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며 탄소배출권 거래제 의의와 선물시장 개설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2015년 파리 협약과 2018년 UN 산하 기후변화협력기구인 IPCC의 권고 등에 따라, 많은 국가가 탄소중립(Net Zero)을 목표로 설정했고 우리나라도 2020년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다”면서 “세계 각국은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대응은 글로벌 경제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라고 전했다.
최근 각국이 탄소중립 목표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친환경 원자재의 수요가 증가함으로써 해당 원자재 가격의 급등을 초래하는 그린플레이션(Greenflation)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예컨대 전기차의 알루미늄 가격 상승, 태양광·풍력발전의 구리 가격 상승 등이다.
조 본부장은 “기후 문제와 관련해 ‘경제적인’ 해법 제시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시장 매커니즘으로 탄소배출 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탄소배출권 거래제는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거래소도 2015년 탄소배출권 시장을 개설했고 지난 해 거래량이 약 23% 증가하는 등 성공적으로 정착되고 있다. 탄소배출권 생태계에 위험관리 기능을 제공하는 선물시장의 개설 또한 중요한 과제다.
그는 “선물시장이 개설되면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배출권을 거래 할 수 있고, 현선 연계거래 등을 통해 현물시장의 유동성도 확충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세계 최대 탄소배출권 시장인 EU 등 해외에서는 선물시장이 이미 주류로 정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정부도 배출권거래제 제3차 계획기간 내(2021~2025년) 선물시장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거래소는 탄소배출권 선물 상장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조 본부장은 “금융위, 환경부 등 정부와 협의를 통해 현물시장 참가자 확대, 실물인수도 결제체계 구축 등 탄소배출권 선물 상장과 관련한 선결과제의 해결 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면서 “학계에 관련 연구용역을 의뢰하는 등 전문가의 의견도 폭넓게 수렴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구 온난화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인류가 당면한 절실한 과제지만 경제 전반에 미치는 부담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 효율적으로 탄소배출량을 줄여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탄소배출권 현물시장의 발전과 동시에 선물시장을 개설해 탄소배출권 시장 생태계의 기능과 효율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김경아 팀장 서혜진 김현정 강구귀 차장 김민기 최두선 한영준 김태일 이주미 이승연 김동찬 기자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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