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부처님 위로 케이블카 타는 자는 평생 재수 없다."
경남 사천시 각산의 한 사찰 지붕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현수막이 붙은 것을 두고 누리꾼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 올라온 이 현수막은 사천바다케이블카 상하행선을 탑승하면 볼 수 있다.
8월 11일쯤 사찰 지붕 위에 게시된 이 현수막에는 "부처님 위로 케이블카 타는 자는 평생 재수 없다"라는 문구가 적혀있었고, 총 2개였다.
이 사찰은 대방사(대한불교법화종) 도안 스님이 사천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이 기각된 것과 관련해 항의하는 차원에서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사찰 측은 케이블카 공사로 종교적 존엄과 사생활이 침해된다는 이유로 케이블카 정류장 설치 공사 중지를 신청했으나, 법원이 이를 기각했다.
이에 사찰 측은 2019년 케이블카 운행으로 소음 피해, 사생활 침해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다시 한 번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은 소음 정도가 기준 이내라고 판단, 사생활 침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재차 기각했다. 또 케이블카는 인근 지역의 관광 활성화에 기여하는 등 공공성과 사회적 가치가 있다고 봤다.
결국 사찰 측은 항의 차원에서 이런 현수막을 내건 것이었다. 도안 스님은 MBC와의 인터뷰에서 "시에서 어떤 사과나 어떤 대책을 세워주지 않아 거기에 대응하는 조치로 현수막을 걸었다"고 밝혔다.
이를 본 관광객들은 "현수막이 불쾌하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온라인상에서는 '고등학교 3학년들에게 인기 있다는 케이블카'라는 제목으로 화제를 모으며 의외의 반응이 나왔다.
누리꾼들은 "수능 앞둔 수험생들이 꼭 가봐야 할 명소", "재수 안 하고 싶은 수험생들은 여기 다녀와라", "사실은 재수하지 말라는 덕담이었던 것" 등의 댓글을 남겼다.
일각에서는 "동음이의어로 조롱하는 것도 아니고 뭐냐", "스님들이 현수막 거는 것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 안타깝다", "땅과의 거리가 100m 떨어져 있다 한들 관광객들이 현수막 볼 수 있을 정도면 그만큼 가까운 거 아니냐. 스님들이 스트레스받을 만하다" 등 사찰 측 피해를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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