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국가와 기업은 물론이고 개인에 이르기까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변혁)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겨진다. 일각에서는 디지털 변혁을 두고 인류가 생존을 위해 자발적으로 선택한 새로운 표준이자 문명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를 대변하는 계층이 바로 ‘포노사피엔스(Phono Sapiens)’로 대변되는 MZ 세대다. 포노사피엔스는 스마트폰과 현생인류인 호모사피엔스의 합성어로 휴대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자연스레 사용하는 세대를 뜻한다.
최 교수는 “애플, MS, 구글, 페이스북, 엔비디아 등 소위 빅 테크 기업들이 메타버스, NFT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이유는 이들이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그들이 가장 큰 잠재고객인 MZ 세대의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주목했기 때문이다”라면서 “민첩하게 미래를 준비하는 국가와 기업, 그리고 그렇지 못한 국가와 기업 중 당신이라면 어디에 투자하겠는가라는 질문을 던져보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은 명확하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서 보는 우리나라의 대응은 마냥 더디기만 하다. 가장 큰 걸림돌로는 ‘규제’가 지적된다. 공유 모빌리티는 택시 업계의 반대에 부딪쳐 시동도 걸지 못했고 암호화폐는 여전히 투기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법과 불법의 경계에 머물러 있다.
최 교수는 “혁신은 반드시 파괴적 부작용을 동반하기 마련인데 우리나라는 그 두려움이 너무 크고 기존에 잘해온 것들마저 놓칠 수 있다는 공포심에 지나치게 휩싸여 있다”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창의적 아이디어와 디지털 혁신을 융합해 전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는 사례가 나오고 있는 만큼 이제는 두려움을 좀 내려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대표적인 성공사례로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K-웹툰을 꼽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흥행한 웹툰은 전 세계 콘텐츠 창작자들로부터 일제히 러브콜을 받고 있다. 글로벌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에서 조회수 1위에 오른 영상이 바로 ‘아기상어’다. 넷플릭스에서도 ‘오징어게임’이 아직도 송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빌보드를 점령한 BTS도 단순히 음원과 공연으로만 성공한 게 아니다. 다양한 플랫폼을 이용해 메타버스 세계관에 익숙한 MZ세대와 소통한 결과다.
최 교수는 “메타버스라는 디지털의 신대륙에 상륙한 이 새로운 문명의 창조자들이 지난 10년간 세상을 바꿔왔고 그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디지털 혁신을 받아들인다면 누구에게나 기회가 있다고 본다”면서 “다만 기술에만 매몰될 것이 아니라 그 주체인 사람에 대한 관심과 이해, 따뜻한 휴머니티가 요구되는 시대라는 점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defrost@fnnews.com 노동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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