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최근 시멘트업체들이 또 한번 가격 인상을 통보한 가운데 중소레미콘업체들이 이에 반발하며 가격 인상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8월까지 가격 인상 철회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단체행동도 불사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25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900여개의 중소레미콘업체들은 시멘트업체들의 기습적 가격 인상에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시멘트 가격 인상 철회를 요구하는 규탄대회를 열었다.
중소레미콘업계에 따르면 시멘트업체는 지난해 7월 5.1%, 올해 2월 17~19%의 시멘트 가격 인상을 한 데 이어 오는 9월부터는 또 한번의 추가 인상을 단행한다.
이날 이성열 중소레미콘업계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시멘트업체들이 또 다시 9월부터 기습적으로 시멘트 가격을 12~15% 인상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해 왔다"며 "올해에만 33~35%인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레미콘업체들은 이 같은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화물연대 파업, 레미콘 운반사업자 파업, 모래·자갈 등 원자재가격 및 유류비·운반비 급등으로 업계가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시멘트 가격까지 인상되면 레미콘업계는 생존이 어려워진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들은 5개의 시멘트업체가 시장의 94%를 장악하고 있는 준독과점 상황에서 시멘트 가격을 올리고 공급량을 조절하면 꼼짝없이 끌려갈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있다고 토로했다.
중소레미콘업체는 시멘트업체 계열 레미콘업체들과 경쟁을 해야 하는 구조로 건설업체와 갑을 관계가 명확해 건설업체에 가격 인상을 요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날 김영석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레미콘업계는 시멘트업체와 건설업체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라며 "시멘트 가격이 올라가면 그것을 레미콘 단가에 반영하면 좋은데 그게 쉽지가 않아 처절하게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규탄대회에 참석한 전국 900여 중소레미콘업체 대표들은 △시멘트업체들의 일방적이고 기습적인 가격인상 철회 △시멘트공급을 볼모로 한 협박과 강요 중단 △시멘트 제조원가 및 인상요인의 투명한 공개 등을 요구했다. 또 정부에 대해서도 시멘트시장의 독과점에 대한 상시 감시와 불공정거래 사례 조사를 요구했다.
이들은 이 같은 요구사항이 오는 31일까지 관철되지 않으면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모든 방법을 총 동원해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시멘트 대기업과 중소레미콘 업계간 상생방안 마련과 함께 정부 중재 요청 등 총력 지원을 하겠다"며 "아울러 시멘트, 레미콘, 건설사간 산업생태계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납품단가 연동제 법제화에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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