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위서 '이례적 부결'된 당헌 개정안 다시 추진
'전당원 투표가 당 최고의사결정 방법' 조항 뺐지만
친이재명계 vs 비이재명계 '갈라진 당심' 표면화
'전당원 투표가 당 최고의사결정 방법' 조항 뺐지만
친이재명계 vs 비이재명계 '갈라진 당심' 표면화
[파이낸셜뉴스] 이달 말 새 지도부가 출범하는 더불어민주당에서 당헌 개정 문제로 계파 갈등이 연일 증폭되고 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끄는 비대위가 25일 전날 중앙위원회 투표에서 부결된 당헌 개정안을 재추진하기로 하면서 갈등이 정면 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민주당 당무위는 이날 오후 회의를 갖고 "전당원 투표가 당 내 최고 의사결정 방법"이라는 조항(14조 2항)을 빼고, "부정부패 기소 시 당직 정지"(80조 1항) 등을 포함한 당헌 개정안을 의결했다. 당무위를 통과한 당헌 개정안은 하루 뒤인 26일 중앙위 투표로 개정 여부가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당무위 뒤 기자들과 만나 "쟁점이 됐던 것 이외에도 소상공인위원회 구성 등 위원회 설치의 건, 투표 참여 연령을 16세로 하향하는 건, 당 비상상황 시에 비대위를 구성하도록 규정한 건 등 전당대회 준비위원회에서 논의한 것이 있기 때문에 비대위에서 해결하고 가는 게 맞다고 봤다"며 충분히 논의가 됐던 안건들은 비대위가 '결자해지'하는 차원에서 재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당원투표 조항'에 제동을 걸었던 비이재명계에서는 당헌 개정 과정에서 충분한 논의가 없었다며 재차 문제를 제기했다.
전당대회에서 이 후보 대항마로 나선 박용진 후보는 같은 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당헌 개정 절차를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 박 후보는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중앙위원회가 소집되고 열리려면 5일이 필요한데 (하루 만에 추진할 정도로) 긴급을 요하는 사안이 무엇인지 말씀을 드렸다"라며 "부결된 전체 안건에 대해 일부를 수정해서 (안건으로) 올라오는 게 정치적으로 자의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중앙위 투표에서 당헌 개정안이 과반의 찬성을 얻지 못한 것을 두고도 '비이재명계의 제동이 유효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통상 지도부와 당무위를 거친 안건이 중앙위에서 통과되는데, 이번 중앙위 투표에서는 비이재명계 의원들이 반대했던 당헌 개정안이 부결됐다는 점에서다. 박용진 후보와 조응천 의원을 포함해 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의원 25명은 "당원 직접 민주주의가 능사가 아니다", "당원 투표에 최고 의사결정권을 맡기면 사당화가 우려된다"라며 당원 투표를 우선시한다는 당헌 14조 2항에 반대해왔다.
이처럼 당헌 개정이 계파 간 갈등으로 번진 가운데,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중앙위 결정을 존중하지만, 당심과 중앙위 결정의 편차가 큰 것 같다"라며 "그 편차를 줄이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헌 개정 과정에서 논쟁이 계파 싸움으로 이어지면서 외려 당심을 반영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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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name@fnnews.com 김나경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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