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헌팅턴병 환자 뇌조직으로 확인
돌연변이가 인지질 차단해 단백질 감소
향후 치료제나 치료법 찾는데 도움될듯
돌연변이가 인지질 차단해 단백질 감소
향후 치료제나 치료법 찾는데 도움될듯
[파이낸셜뉴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성지혜·류훈 책임연구원이 유전성 뇌질환 '헌팅턴병' 환자에게서 일어나는 뇌기능 장애 메커니즘을 알아냈다.
헌팅턴병 환자 뇌 조직에서 'FAK' 단백질 활성이 현저히 감소하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FAK' 단백질은 신경세포의 움직임과 신경세포간 신호를 전달하는 시냅스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돌연변이 헌팅틴 단백질이 인지질 중 하나인 'PIP2'를 붙잡고 있었다. 'FAK' 단백질이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PIP2'가 필수적이지만 이를 차단하고 있는 것이다.
이 발견은 향후 헌팅턴병의 치료제나 치료방법을 찾아내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성지혜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혀낸 헌팅턴병 환자의 시냅스 기능장애 병리기전은 헌팅턴병 진행과정에서 뇌기능 장애 회복을 위한 치료 타겟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훈 책임연구원은 "헌팅턴 환자의 뇌 조직에서 발견한 병리기전이기 때문에 실제 인간의 퇴행성 뇌질환에서 새로운 치료 타겟을 제시하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헌팅턴병은 헌팅틴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겨 발생하는 유전성 뇌질환이다. 헌팅턴병은 뇌기능에 중요한 시냅스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고, 병이 진행되면서 결국 뇌세포가 파괴된다. 보통 40세 전후에 발병한 후, 조절되지 않는 경련성 신체 움직임과 함께 성격변화, 치매 증상을 일으키며 결국 사망에 이른다.
연구진은 헌팅턴 세포 실험과 동물모델, 실제 헌팅턴 환자의 뇌 조직에서 FAK 단백질 활성이 현저히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FAK 단백질이 정상적으로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세포막에 존재하는 'PIP2'라는 인지질이 필수적이다. 연구진은 헌팅턴병 세포를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을 통해 관찰했다. 그결과, PIP2가 돌연변이 헌팅틴 단백질과 비정상적으로 강하게 결합해 있었다. 이 강한 결합으로 세포막내 정상적으로 분포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헌팅턴병에서 이러한 비정상적 PIP2 분포는 FAK 단백질이 활성화 되는 것을 막게 된다. 이렇게 감소된 FAK 단백질 활성은 결국 정상적인 시냅스 기능을 방해해 헌팅턴병 초기의 뇌기능 장애를 불러오는 원인이 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신경병리학회보(Acta Neuropathologica)' 최신호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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