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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그룹 오너家 주식 양도세 소송 승소...23억 부과 취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28 14:20

수정 2022.08.28 14:22

서울행정법원 뉴시스 제공
서울행정법원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GS그룹 오너가의 일원인 고(故) 허완구 전 승산 회장의 자녀들이 주식 양도세 23억여원을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김정중 부장판사)는 허용수 GS에너지 대표와 허인영 승산 대표가 성북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양도소득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을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서울지방국세청은 2018∼2019년 세무조사를 해 허 전 회장이 GS 주식 48만여주를 장내 경쟁매매 방식으로 거래하면서 자녀들과 손자에게 시가보다 낮은 가격에 넘겼다고 판단했다. 국세청은 이 같은 방식이 소득세법상 '특수 관계인 사이에 시가보다 저가로 경제적 합리성 없이 거래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고, 2019년 3월 총 23억3000여만원의 양도 소득세를 추가로 부과했다. 허 대표 등은 "장내 경쟁매매로 결정된 가액은 시가에 해당하므로 저가 양도가 아니다"라며 2020년 11월 행정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거래는 거래소 내 경쟁매매 방식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그 특성에 비춰 특정인 간 거래라고 볼 수 없다"며 국세청의 과세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특수 관계인 간 부당한 거래는 '폐쇄성'을 특징으로 띠는데, 이들이 주식을 거래하면서 제삼자의 개입을 차단하거나 거래 사실을 숨기려는 시도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 것이 재판부의 설명이다.

재판부는 이어 "망인이 주식을 저가 양도한 것이라거나, 거래 방식이 사회통념 등에 비춰 경제적 합리성이 없는 비정상적인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며 "경쟁매매의 본질을 상실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법원은 최근 장내 경쟁매매를 통해 주식이 거래된 경우 특수 관계인 간 거래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국세청은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과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등 범 LG그룹 총수 일가의 주식 거래에 대해서도 같은 취지로 양도소득세를 부과했지만 재판에서 줄줄이 패소한 바 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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