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뉴스1) 강준식 기자 = 충북 청주시의회 환경위원회가 9월 해외연수를 가기로 하면서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새롭게 생겨난 상임위원회인 만큼 앞으로 업무를 위해 해외 환경 선진국 벤치마킹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수년째 지속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해외연수는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 대립하고 있다.
청주시의회에 따르면 국민의힘 홍성각 의원(63·바선거구)을 상임위원장으로 한 환경위원회 소속 시의원 7명과 시의회 사무국 직원 7명 등 14명은 9월12일부터 19일까지 8일간의 일정으로 북유럽 해외연수를 떠날 예정이다.
해외연수 목적은 북유럽 환경 선진국 벤치마킹이다.
이들은 월요일인 13일 핀란드 헬싱키에 도착해 에너지 생산공장인 반타 쓰레기 소각장과 헬싱키 암반 하수도처리장을 둘러본 뒤 곧장 노르웨이 베르겐으로 이동한다.
이튿날인 14일 베르겐 시청 및 의회 방문, 환경시설 시찰 등의 일정이 잡혀 있다.
15일 노르웨이 산악열차인 플롬 라인을 탐방한 뒤 16일 오슬로로 이동해 오슬로 쓰레기소각장과 오슬로 시청 및 왕궁을 방문한다.
토요일인 17일 스웨덴 스톡홀름 시청을 방문하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마친 연수단은 바사 박물관, 감라스탄 구시가지 등 관광일정을 끝으로 18일 귀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이번 해외연수에 편성한 예산은 1명당 350만원으로, 자부담은 150만원가량이다.
현재 계획한 세부적인 일정은 변경될 가능성이 있지만, 해외연수를 떠나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청주시의회 일부 상임위는 구성 직후인 지난달 말부터 해외연수를 추진하려다 비판에 직면했다. 코로나19 상황 악화와 경기침체 등 국내는 물론 지역 사정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주시의회는 해외연수를 위한 예산이 남은 데다 환경위원회가 처음 생겨 벤치마킹할 모델이 필요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우선 환경위원회만 해외연수를 떠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외유성 일정만 아니면 환경위원회로서는 필요한 해외연수"라는 의견이 나온다.
청주지역은 청원구 북이면만 해도 1999년부터 2006년까지 민간 소각업체 3곳이 들어서 전국 폐기물의 6.5%를 소각하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도 쓰레기 소각을 위해 청주지역 소각장을 찾는 등 전국 쓰레기의 18%를 소각하는 '소각의 도시'라는 오명도 얻었다.
환경오염, 미세먼지 문제 등 환경적인 측면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한 상태다.
지속해서 문제를 발생시키는 후진국형 쓰레기 처리 방식의 개선이 해외연수의 주요 골자다.
김병국 청주시의회 의장은 "북이면 폐기물 소각장 문제 등 청주는 많은 환경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환경위원회를 신설한 만큼 환경 선진국을 보고 배울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홍성각 환경위원장도 "비판의 시각도 있으나 이번 해외연수는 시민들의 편안한 삶을 위해 계획한 것"이라며 "출국부터 입국할 때까지 시민들을 위해 보고 배운다는 의지로 다녀올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다양한 명분에도 시의원들의 해외연수를 바라보는 비판적인 시각은 그대로다.
앞서 추진 당시 비판과 같이 경기침체 등 국내 여건이 여전히 좋지 않아서다.
게다가 그동안 지방의회에서 추진한 해외연수 대부분이 외유성에 그쳤다는 점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지역에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 지방의회의 해외연수는 필요하지만, 그동안 해외연수가 정책으로 이어진 경우가 별로 없어 우려가 있다"며 "시기가 시기인 만큼 (지방의회의 해외연수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외연수 후 보고회를 열어 정책으로 이어가는 등 좋은 사례를 보여준 의회도 있다"며 "개원 이후 첫 해외연수여서 선례가 될 텐데 예산이 아깝지 않도록 좋은 선례를 남겨달라"고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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