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이 5시간에 걸친 긴급 의원총회에서 새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하기로 결론을 내린 가운데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과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이 단톡방(단체채팅방)에서 설전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와 연합뉴스는 당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 28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여있는 단체 채팅방에서 이날 저녁 배 의원과 김 의원 간 설전이 오갔다고 보도했다. 앞서 국민의힘이 전날인 27일 의원총회를 통해 비상대책위원회를 새로 꾸린다는 방향을 밝히자, 이에 내부에서 반발이 격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자진 사퇴를 주장하는 페이스북 글을 공유한 것으로 시작됐다. 김병욱 의원도 전날 열렸던 의원총회 결정을 비판하는 페이스북 글을 단톡방에 공유했고, 배 의원이 이를 비판하면서 논쟁이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병욱 의원이 공유한 글에는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를 내쫓기 위해 작위로 일부 최고위원들이 사퇴쇼를 벌인 것은 부당하며, 위법이니 이준석의 당대표 지위는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 법원 결정의 핵심 아닌가"라는 대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배 의원은 "지금 존경하는 우리 김병욱 의원님께서 저와 윤영석 의원님의 결단(최고위원직 사퇴)을 '사퇴쇼'라고 하신 건가요"라고 문제 삼으며 "말씀을 좀 가려 했으면 좋겠다. 당직을 내려놓고 조용히 지내는데 동료 의원들을 함부로 재단하는 커뮤니티 수준의 글 공유는 삼가기를 요청드린다"고 지적했다.
김병욱 의원은 "일부 저급 유튜버들의 앵벌이 주장이 당 의원총회장에서 버젓이 유통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국회의원으로서"라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긴장이 고조됐지만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의 중재로 상황이 마무리됐다고 알려졌다.
이 의원은 "우리가 싸우면 안된다. 한마음 한뜻으로 힘을 합쳐야 한다"면서 "의총에서 치열하게 의견을 개진했으면 됐지, 이걸 갖고 서로 싸우면 안된다"고 중재했다.
배 의원은 "이 의원의 말씀에 적극 동감한다. 저도 함께 새기고 신중하게 이 난국을 헤쳐나가겠다"고 했고, 김병욱 의원도 "결코 존경하는 우리 배 의원님 개인을 두고 드린 말씀이 아니다. 제 의도와 달리 배 의원님을 불편하게 해서 사과한다"고 밝히며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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