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삼성 공채서 AI 평가 첫 도입
평가자 주관 배제해 공정성 높여
평가자 주관 배제해 공정성 높여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 삼성 주요 계열사들은 다음 달 초 진행할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 프로세스 중 서류전형에 해당하는 직무적합성평가에서 AI 평가 시스템을 도입한다. 직무적합성평가는 지원자들의 기본 인적 사항, 전공과목 이수내역, 직무관련 활동 경험, 직군별 에세이 등으로 구성된다.
지원자들이 제출한 직무 경험을 녹여낸 에세이 등을 AI가 특정 기준에 따라 점수를 매기는 방식이다. 문항별 답변을 다각도로 분석해 직무적합성 여부를 평가한다. 평가에 투입되는 시간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면접 전 표절 여부도 검증한다. 예를 들어 표절률이 특정 수치를 넘으면 표절로 보고, 탈락 처리하는 식이다. 무엇보다 부정채용 가능성을 차단하고, 평가자의 주관이 개입될 여지를 줄여 채용 공정성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
현재 삼성의 신입사원 공채 프로세스는 '지원서 접수→직무적합성평가→직무적성검사(GSAT)→종합면접' 등의 순으로 진행되는데, 필기시험인 GSAT 전 회사 인재상에 부합하는 맞춤형 인력을 추릴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재계는 삼성이 대규모 채용을 계획하고 있는 가운데 평가 방식 변화를 꾀하며 채용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수순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은 반도체·바이오·신성장 정보기술(IT) 등 미래 먹거리 산업을 중심으로 오는 2027년까지 5년간 8만명을 신규 채용할 방침이다. 올해 삼성의 하반기 공채 규모는 1만 6000명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은 SK·LG·현대차 등 4대그룹 중 유일하게 공채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재계 1위인 삼성이 AI 채용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신기술을 접목한 채용 방식이 업계 전반에 확산될 지도 주목된다.
앞서 KT도 지난 2019년부터 신입사원 채용 서류전형에 AI 시스템을 도입했다. 지금까지 면접 과정에서 AI를 도입한 국내 기업은 현대차, 기아, 신한은행, LG유플러스 등 수백 곳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계기로 기업들이 비대면 채용 방식을 속속 채용하면서 인력, 시간 등을 크게 줄일 수 있는 AI 평가 방식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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