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건설·시멘트기업 자금 조달 '빨간불'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29 18:09

수정 2022.08.29 18:09

ESG 확산·부동산 침체 겹친 탓
회사채 대신 P-CBO의존도 커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강조되는 환경 속에서 금리인상, 부동산 경기 침체까지 겹치면서 건설사, 시멘트 등 관련 기업들이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고 있다.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대규모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이들 기업은 신용보증기금, 기술신용보증기금 등이 보증하는 프라이머리담보부채권(P-CBO)에 대한 의존도를 키우기 시작했다. 유동화증권 시장에서의 조달도 확대하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롯데건설, 여천NCC 등은 지난 25일 P-CBO 채권을 줄줄이 발행했다.

P-CBO는 신용도가 낮아 회사채를 직접 발행하기 어려운 기업의 신규 발행채권을 모은 후 신보 혹은 기보의 보증으로 발행하는 유동화증권이다. 원래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나온 대책이지만 코로나19가 터진 2020년 금융당국은 P-CBO 지원을 대기업으로까지 지원을 확대했다. 최근까지 CJ, 현대중공업, 두산, 롯데 등 대기업 계열사들이 P-CBO를 통한 자금 조달에 손을 벌렸다.

대우건설은 이날 3년물 800억원어치를 연 4.992%에 발행했다.
대우건설이 P-CBO 시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건설도 같은 날 3년 만기 P-CBO채권 300억원어치를 연 4.502%에 찍었다. 롯데건설이 P-CBO채권을 찍은 것은 올해 6월 700억원어치를 찍은 이후 두 번째다.

최근 금리인상, 부동산 경기 하락에 대한 우려는 건설사에 대한 투심이 꺾이면서 자금조달의 여의치 않은 분위기다.

시멘트업체 삼표그룹은 이달 처음으로 유동화증권 시장을 찾았다. 이달 26일 대출채권을 유동화해 250억원 상당의 자금을 조달했다. 신한은행이 매입보장 및 신용공여어음 매입 의무로 해당 증권의 신용도를 지원했다.

이밖에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의 합작사인 여천NCC도 3년물 총 700억원어치를 연 4.544%에 발행했다. 이 회사도 P-CBO 채권을 찍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의 긴축과 국내외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로 회사채 수급 시장이 악화되면서 회사채 투자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크레딧 스프레드는 이달 26일 기준 98.1bp(1bp=0.01%포인트)를 가리키고 있다. 기관들의 자금 집행이 개시되는 연초 효과에 힘입어 크레딧 스프레드는 올해 초 60.6bp를 가리켰으나 글로벌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면서 급격히 확대됐다.
크레딧 스프레드의 확대는 통상 기업들의 자금 조달 환경이 종전보다 위축됐다는 의미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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