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로 인해 110조t에 이르는 그린란드 빙하가 불가역적으로 녹을 수 밖에 없어 지구 해수면이 27cm가량 올라갈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0일 영국 일간 가디언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덴마크·그린란드 지질연구소 연구팀은 최근 ‘네이처 클라이미트 체인지’에 이같은 내용의 논문을 게재했다.
빙하는 원래 계속 녹으면서도 동시에 눈으로 보충되면서 균형을 이뤄왔는데, 이상 고온으로 인해 녹아내리는 빙하의 양은 늘어나고 눈으로 보충되는 빙하의 양은 줄어들며 균형이 깨진 것이다. 이로 인해 그린란드 빙하의 일정량은 지구촌이 당장 내일 모든 탄소배출을 중단한다 하더라도 무조건 녹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윌리엄 콜건은 AP와의 인터뷰에서 불가역적으로 녹을 수밖에 없는 빙하를 ‘죽은 얼음(dead ice)’이라 표현했다.
콜건은 "이 얼음은 앞으로 기후가 어떻든 상관없이 녹아서 해수면 높이를 올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논문의 주저자인 제이슨 복스는 이러한 빙하가 “한쪽 발에 무덤에 들어가 있는 것(one foot in the grave, 죽어가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좀비 빙하'가 녹아 바다로 흘러들어갈 경우 지구 해수면이 평균 27cm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그린란드 빙하가 녹으면 해수면이 올라갈 것이라는 연구 결과는 지금까지 많이 나왔으나, 27cm 상승은 지금껏 나온 연구에서 제시된 예측치의 두 배 수준이다.
하지만 이조차도 매우 낙관적인 전망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2012년과 2019년에 최악의 해빙이 관측됐는데, 이 같은 상황이 거듭된다면 그린란드 빙하는 더 많이 녹을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해수면이 78cm까지도 더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콜건은 2012년과 2019년의 기록이 지금은 비정상적으로 보이지만, 지금 정상적이라고 여겨지는 수치는 50년 전에 비정상적인 수치였다며 “오늘의 이상점이 내일의 평균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좀비 빙하'가 언제까지 녹을 것인지에 대해 콜건은 "이 그린란드 빙하가 언제까지 녹을지 알 수 없지만, 예측하자면 이번 세기말이나 2150년까지는 녹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엑스터대 게일 화이트먼 교수는 "이 연구 결과는 우리 모두 무시할 수 없는 내용"이라며 "이는 해안 지역에 거주하는 전 세계 6억 명에게 나쁜 소식"이라고 말했습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수습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