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경찰, 슈퍼카 퍼레이드 기획·진행 차주들 체포
람보르기니 비롯한 170대 스포츠카, 모스크바서 질주
푸틴, 부 과시하는 러시아 재벌들에게 불쾌감 드러내
【서울=뉴시스】정희준 인턴 기자 = 러시아 경찰이 슈퍼카 퍼레이드를 기획·진행한 차주들을 대거 체포했다. 불법성 집회이자, 너무 과한 부의 과시라는 이유에서였다.
람보르기니, 롤스로이스, 페라리, 포르쉐, 쉐보레 콜벳, 아우디, 벤틀리를 비롯한 170대의 스포츠카가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에서 카퍼레이드를 펼쳤다고 영국 데일리 메일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스크바 경찰 측은 이러한 집회성 행사에 대한 어떠한 허가도 없었다고 밝혔다. 러시아 법은 단체회의, 집회, 시위 및 질주 등의 집단 행동을 제한하고 있다.
수십 명의 차주들이 경찰에 의해 체포되어 연행됐고, 그들의 스포츠카 역시 조사를 위해 압수됐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스포츠카 차주들은 모스크바 도심에서 '성공한 사람들'이라는 스티커를 붙이고 행진할 예정이었다. 이 행사의 입장권은 4200파운드(약 660만원)였으며, 조식과 애프터 파티까지 예정돼 있었다.
행사 주최자인 암호화폐 재벌 알렉세이 히트로프는 러시아 엘리트들의 교류와 친목을 위해서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면서 러시아 당국에 사전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에 붙잡힌 이들 중에는 막심 릭스토프 모스크바 교통부장의 아들인 오스카 릭스토프 또한 포함됐다. 오스카는 연행되지 않고 귀가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대중 앞에서 부를 과시하는 러시아의 재벌들에게 유감을 표시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푸틴은 이전에 "졸부들은 부를 과시하기 위해 앞니에 금도금하고 미소 짓는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엔 스포츠카가 바로 그 '금니'가 된 것이다.
친푸틴계 러시아 상원의원 미하일 자바로프는 이번 행사에 대한 처벌로서 참여자들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강제 파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정교회의 키릴 총대주교 또한 유감을 표했다. 키릴 총대주교는 "자동차의 마력이나 집의 전망이 아닌, 시민과 이웃들을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푸틴 정부가 들어선 이래로 소수 정치인의 부는 엄청나게 증가했으며, 푸틴 자신 또한 밝혀진 것보다 훨씬 더 부유하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얼마 전에는 푸틴 소유로 추정되는 저택들의 사진이 유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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