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용 가스 비축 순조롭자 가스값 16.9%↓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량 감소로 에너지 불안에 빠졌던 유럽에서 천연가스 가격이 급락하면서 일단 숨통이 트이고 있다. 독일을 비롯해 유럽 국가들의 겨울용 가스 비축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가격이 크게 떨어졌으나 앞으로 러시아의 공급 여부가 변수로 남아있다.
29일(현지시간) 네덜란드 TTF 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천연가스는 전거래일 대비 16.9% 급락한 메가와트시(MWh)당 282유로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에만 40% 상승했던 가격은 이날 독일 정부가 10월까지 가스 저장 시설의 85%를 확보하는 목표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떨어졌다. 독일의 가스 비축률은 약 75%까지 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유럽에서 거래되는 천연가스 가격은 1년전에 비해 약 6배 올랐으나 이날 하락 소식은 물가상승(인플레이션)과 침체 불안에 빠진 유럽 경제에는 희소식이 됐다.
유럽연합(EU)의 가스 저장 시설은 지난 27일 현재 비축률이 79.4%로 11월1일 목표인 80%을 약 두달 앞당겨 달성했다.
폴란드는 지난 27일 가스 비축률이 100%에 접근했으며 포르투갈은 이미 다 채웠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유럽의 가스 비축 속도가 러시아산 공급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에 비해 9주나 빠르다고 전했다.
하지만 순조로운 가스 확보에도 가격이 계속 하락한다는 보장이 없는 등 불안 요소는 여전히 남아있다.
독일은 지난해에만 천연가스의 55%를 러시아로부터 수입했으나 지난 8월에는 9.5%로 급감했다. 독일은 겨울용 가스 확보를 한다고 하더라도 러시아가 공급을 완전히 중단할 경우에는 이번 겨울에 끝까지 버티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독일은 러시아 대신 노르웨이와 네덜란드에서 수입을 늘리고 있다. 또 앞으로 프랑스를 통해 액화천연가스(LNG)를 도입할 계획이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유럽이 러시아산 가스 공급 없이 겨울을 보낼 경우 역대 평균에 비해 10배 비싼 가격으로 천연가스를 구매하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독일은 가스를 절감하기 위해 석탄 화력발전소를 재가동하고 있으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위한 시설을 서둘러서 건설하고 있다.
프랑스 에너지 공급업체 엔지는 자국의 가스 비축률이 90%를 넘고 있어 예전 같은 겨울 날씨만 유지된다면 충분히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엘리자베트 보른 프랑스 총리는 러시아가 공급을 완전히 중단한다면 배급을 실시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기업들이 사용을 줄일 것을 요구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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