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냉전을 종식시킨 사람들..'마지막 주역' 고르바초프 잠들다 [오늘의 사진]  

김정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31 17:41

수정 2022.08.31 17:50

[파이낸셜뉴스] 옛 소련의 마지막 지도자 미하일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30일 세상을 떠났다. 반세기 지속된 냉전체제를 종식시킨 두 주역,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 모두 역사에서 퇴장하는 순간이다.

옛 소련의 마지막 지도자인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오른쪽)이 오랜 투병 끝에 30일 사망했다. 고르바초프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을 만나 파안대소 하고 있다. /로이터 뉴스1
옛 소련의 마지막 지도자인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오른쪽)이 오랜 투병 끝에 30일 사망했다. 고르바초프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을 만나 파안대소 하고 있다. /로이터 뉴스1

1987년 12월 고르바초프와 레이건이 중거리 핵미사일 감축 협정에 서명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1987년 12월 고르바초프와 레이건이 중거리 핵미사일 감축 협정에 서명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위키미디어 캡처] 연합뉴스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위키미디어 캡처] 연합뉴스
냉전 종식과 베를린장벽 붕괴

고르바초프는 1985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되면서 권력의 정점에 섰다. 그는 집권한 해에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과 만나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체결하고,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하던 군대를 철수하는 등 군비 감축에 나섰다. 1989년 12월 조지 H.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역사적 담판을 거쳐 냉전의 종식을 공식 선언했다.

그는 집권 이후 페레스트로이카(개혁)와 글라스노스트(개방) 정책을 추진했다. 냉전의 주축이던 소련이 개혁개방을 펼치면서 동구권 사회주의 세력에 균열이 나기 시작했다. 이 균열은 독일 베를린 장벽 붕괴로 이어졌다.

노태우 한국 대통령과 고르바초프는 1991년 4월 20일 제주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뉴스1
노태우 한국 대통령과 고르바초프는 1991년 4월 20일 제주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뉴스1

2008년 10월 2일 제1회 한민족 국제평화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충남 논산 한민대를 찾은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이 환영나온 학생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는 모습. /연합뉴스
2008년 10월 2일 제1회 한민족 국제평화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충남 논산 한민대를 찾은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이 환영나온 학생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는 모습. /연합뉴스
한국과 특별한 인연 맺은 소련 지도자

고르바초프는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노태우 전 대통령이 추진한 북방정책에 호응해 1990년 6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소련 정상으로서는 최초로 한국 정상과 만났고, 그해 9월 한국과 수교를 단행했다. 노 전 대통령과 고르바초프는 이후에도 상대국을 방문해 경제 개발과 북한 문제 등을 논의했다. 2008년 10월엔 제1회 한민족 국제평화포럼에 참석하기도 했다.

보리스 옐친과 논쟁하고 있는 고르바초프 /리아노보스티 연합뉴스
보리스 옐친과 논쟁하고 있는 고르바초프 /리아노보스티 연합뉴스

2004년 12월 독일에서 열린 독러 정상회담 기자회견장에서 고르바초프와 푸틴이 밀담을 나누고 있다. /로이터 뉴스1
2004년 12월 독일에서 열린 독러 정상회담 기자회견장에서 고르바초프와 푸틴이 밀담을 나누고 있다. /로이터 뉴스1

말년의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 모습 /로이터 뉴스1
말년의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 모습 /로이터 뉴스1
러시아에서는 '배신자'로 불리기도

고르바초프는 냉전 해체의 주역이자 평화 구축에 기여한 공로로 1990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정작 러시아에서는 '배신자'로 일컬어지기도 했다.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채 급진적 개혁을 밀어붙여 민족 갈등과 소련의 붕괴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1991년 8월 보수파의 쿠데타 이후,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이 소련 해체를 주도하자 그해 12월 사임했다.
마지막 생애는 모스크바 외곽의 시골 저택에서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elena78@fnnews.com 김정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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