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부실 냄새' 맡은 공매도, 부동산PF·게임주 집중 공격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01 08:00

수정 2022.09.03 20:13

공매도 매매비중 상위 10개 종목 /그래픽=정기현 기자
공매도 매매비중 상위 10개 종목 /그래픽=정기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경기 침체에 따른 리스크가 부각되는 증권사와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게임 관련주가 공매도 세력의 집중 타깃이 되고 있다. 최근 일주일 동안 메리츠증권과 메리츠금융지주에 공매도 세력이 집중적으로 몰렸다. 실적 악화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게임주에도 공매도 물량이 증가했다.

'부동산PF 공포' 먹잇감 된 메리츠증권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8월 23~30일) 주식 거래량에서 공매도 비중이 큰 가장 큰 종목은 메리츠증권(29.6%)으로 나타났다. 메리츠금융지주(25.07%)에도 집중적으로 공매도 세력이 몰렸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팔고 주가가 하락하면 낮은 가격에 사서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챙기는 투자기법이다. 메리츠금융지주, 메리츠증권에 공매도가 몰리는 데는 최근 부동산 PF발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어서다.

나이스 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메리츠증권은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익스포져 비중이 가장 과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부동산 경기 하락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기초자산으로 한 유동화증권이 금융업권 잠재 리스크로 급부상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둔화되면 PF유동화증권 차환 위험이 커지는 만큼 채무보증을 적극 제공한 증권사 신용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덩달아 지주사인 메리츠금융지주 공매도 비중도 늘은 것으로 분석된다.

'적자전환' 게임주 난타... 목표주가 40% 뚝

공매도 비중은 최근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게임주도 집중 타깃으로 삼았다. 지난 한주 넷마블(23.48%), 펄어비스(21.24%)의 전체 거래량에서 공매도 매매비중은 20%를 넘어갔다. 두 기업은 모두 올해 2·4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증권사들은 악화된 투자의견을 앞다퉈 내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넷마블에 대한 8월 말 투자의견은 76.19%로 전달(85%) 대비 줄었다. 같은 기간 '중립' 의견은 15%에서 24%로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넷마블은 올해 2·4분기 영업손실 347억원을 기록하며 작년 동기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에 목표주가를 종전 9만5000원에서 7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키움증권 역시 넷마블에 대해 "단기적으로 적자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종전 10만원에서 6만20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이외 이베스트, SK, 유진, 삼성증권 등이 줄줄이 넷마블에 대한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했다.

펄어비스에 대한 투자의견도 악화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펄어비스에 대한 매수의견은 7월 77.78%에서 8월 73.68%로 줄었다. 연초 매수의견 비중(85.71%)보다도 더 줄어든 모습이다. 펄어비스 역시 2·4분기 42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펄어비스의 2분기 실적은 기대치를 하회했다며 올해 매출액 컨센서스도 24% 하회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목표주가를 6만원에서 5만8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외 코로나19 사태에 수혜를 입은 진단키트 기업 씨젠에도 상당한 공매도 물량이 몰렸다.

같은 기간 씨젠 주식 거래량에서 공매도 비중은 25.6%를 가리켰다. 코로나 엔데믹으로 넘어가면서 덜어진 공포감은 씨젠의 실적을 위협하고 있다.

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긴축정책, 기준금리 인상, 달러 강세, 경기침체 가능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변서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여러 복합 요인 속에 틈을 타 공매도 세력이 기승을 부리면서 금융당국이 지난 주말 '긴급 금융시장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금감원은 ‘공매도 조사팀’을 신설해 불법공매도를 신속하게 조사하고 불법행위를 엄정히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또 불법공매도 조사 강화뿐만 아니라 공매도 시장 실태에 관한 감독 및 검사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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