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배터리 소재 '탄소나노튜브' 증설 잇따라…LG·금호석화, 선점 나섰다

뉴스1

입력 2022.09.01 06:21

수정 2022.09.01 06:21

LG화학 여수 공장(사진제공=LG화학)
LG화학 여수 공장(사진제공=LG화학)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석유화학업계가 CNT(Carbon Nanotube·탄소나노튜브) 증설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LG화학은 네번째 공장을 세우고 연산 6100톤 확보에 나섰다. 금호석유화학도 아산에 이어 여수에 공장을 짓기로 했다.

CNT는 전기차 배터리 내에서 전자의 이동을 돕는 양극재 도전재로 널리 쓰인다. 세계 CNT 수요는 지난해 5000톤에서 오는 2030년 7만톤으로 연평균 3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 회사가 선제적인 증설을 통해 급성장하는 CNT 시장 잡기에 나선 것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달 30일 충남 대산 공장에 연간 생산량 3200톤 규모의 CNT 네번째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CNT의 전기와 열전도율은 구리·다이아몬드와 동일하고 강도는 철강의 100배에 달한다.
충방전 효율을 늘리는 양극 도전재(Conductive Additive)로 쓰이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LG화학은 2017년 CNT를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했다. 가동 중인 여수 1·2공장의 연산 능력은 총 1700톤이다. 착공 중인 여수 3공장도 오는 2023년(1700톤) 가동한다. 이번 4공장까지 더하면 연간 생산능력은 6100톤으로 늘어난다.

CNT는 에틸렌에 별도 촉매제를 넣어 생산된다. LG화학은 NCC(나프타 분해시설) 시설을 갖추고 있는 만큼 에틸렌을 수월하게 조달할 수 있다. 촉매제도 자체 기술력으로 확보했다.

LG화학은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에 우선적으로 CNT를 공급한다. 다른 경쟁사와 달리 확실한 판매처를 확보하고 있다. CNT 증설을 빠르게 결정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다.

금호석유화학은 충남 아산에 연간 120톤의 CNT 생산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오는 2024년 여수 공장까지 가동하면 생산능력은 360톤으로 확대된다.

지난 6월 금호석유화학은 5년간 전기차 소재에 2조7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주요 투자처는 CNT와 전기차 경량화 소재인 EP(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이다. 글로벌 1위 합성고무 의존도를 줄이고 매출군을 다양화하려는 전략이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CNT 시장에 진출한 국내 기업은 아직 소수에 불과하다"며 "생산량 확대와 기술력으로 시장을 선점한다면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온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말 중소기업 제이오에 150억원을 투자해 지분 5.45%를 확보했다. 제이오는 지난 2006년 국내 최초로 CNT 대량 생산에 성공한 기업이다. CNT 확보를 위한 중장기적 투자다.

CNT의 배터리 내에서 적용 분야는 양극재에서 음극재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실리콘 음극재의 단점은 충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피 팽창이다. CNT는 실리콘 음극재의 팽창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배터리뿐 아니라 도로 결빙 방지용 발열체와 반도체 공정용 트레이에서도 CNT가 쓰인다. 예를 들어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트레이에 CNT를 적용하면 분진·전자파·정전기를 차단할 수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CNT 제조 경쟁력 강화에 필요한 투자와 공정 혁신을 추진할 것"이라며 "신규 적용 분야에 CNT 판매를 적극적으로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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