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검찰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윗선 수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처음으로 대통령기록관 강제수사에 나서는 동시에 윗선 소환조사 준비 작업도 집중하는 모양새다.
1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이희동 부장검사)는 이날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세종시 대통령기록관에 수사진을 보내 보관된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 이대준씨가 2020년 9월 21일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된 다음 날 북한군에 피살됐을 당시 정부가 이씨에게 자진 월북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한 배경에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개입이 있었는지 살피고 있다.
앞서 검찰은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의 자택과 사무실, 해양경찰청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확보한 대통령기록관 압수물을 분석한 뒤 박 전 원장과 서 전 실장 등 윗선 소환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검찰은 박 전 원장의 변호인 소동기 변호사 참관 아래 압수물 디지털 포렌식을 했고, 현재 포렌식 자료와 기록물을 분석 중이다.
박 전 원장은 서해상에서 이씨가 북한군에 피살됐을 당시 첩보 관련 보고서 등을 무단으로 삭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 전 실장은 당시 국방부 등에 이씨가 '자진 월북'한 것으로 꾸미도록 지시한 혐의다.
현재 검찰은 문재인 정부 윗선이 이씨를 '월북 몰이' 했다는 증거와 진술 등을 다수 확보하고 윗선 사법 처리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검찰은 이씨 실종 당시 수색작업을 벌였던 해양경찰청 직원과 군 감청 담당자, 외교부·국정원 실무진 등 총 100여명을 잇따라 소환해 윗선 규명을 위한 진술·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검찰은 당시 해경이 이씨가 피격됐던 북한 장산곶 해역 표류 시간대를 의도적으로 묵살한 정황도 포착한 상태다. 검찰은 해양기술원 관계자 등을 참고인으로 불러 이 같은 정황을 뒷받침할 진술과 분석 자료를 파악했다.
검찰은 서해 피살 사건에 적용할 법리 검토도 이미 끝마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해 피살 사건 당시 보고서 삭제 패턴과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파기 사건에 유사점이 많은 만큼 관련 판례 등을 인용해 사법 처리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번 대통령기록관 압수수색 등을 통해 문재인 정부 청와대가 개입한 정황이 확인될 경우 윗선 수사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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