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파친코' 모자수役 박소희
출연자 중 유일한 자이니치 배우지만
오사카 사투리는 내게도 힘든 연기
서로의 언어 가르쳐주자던 윤여정
진짜 우리 할머니 세대 말투 똑닮아
재일동포들이 가장 많이 공감했을 것
출연자 중 유일한 자이니치 배우지만
오사카 사투리는 내게도 힘든 연기
서로의 언어 가르쳐주자던 윤여정
진짜 우리 할머니 세대 말투 똑닮아
재일동포들이 가장 많이 공감했을 것
드라마 '파친코'에는 다양한 배경의 배우들이 연기를 하지만, 그중 진짜 재일동포는 배우 박소희뿐이다. 재일동포 1세인 선자의 아들이고 3세인 솔로몬의 아버지인 재일동포 2세 '모자수'역을 맡았다.
드라마 '파친코'가 화제가 되면서 LA에서 그를 알아보는 사람들도 생기기 시작했다. 니가타현에서 태어난 그는 재일동포(자이니치) 3세. 현재는 미국에서 '아라이 소지'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지만, 아버지의 뜻을 따라 '박소희'라는 이름으로 일본 학교를 다녔다. 와세다 대학을 졸업한 후 일본에서 연기 활동을 시작하여 현재는 미국에서 활동 중이다.
그는 모자수 역을 소화하기 위해 소설을 몇 번이나 반복해서 읽었다. 작품 속에서 모자수는 선자 다음으로 심도 있는 중요한 캐릭터라고 전했다. 박소희는 살아오면서 경험한 진짜 재일동포의 모습을 캐릭터에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자이니치 2세는 1세와 3세를 잇는 중요한 역할입니다. 1세들이 물리적으로 고통을 받았다면, 2세들은 정신적 고통이 많았다고 봐요. 모자수는 제 아버지와 같은 자이니치 2세입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와 아버지 친구들을 무척 따랐어요. 그분들이 참 재미있고 개성있는 분들이 많으셔서 텔레비전을 보는 것보다 더 즐거웠으니까요. 그분들에게서 그런 요소들을 빌려와 모자수 역을 완성했습니다."
'파친코'의 배경은 오사카다. 구수하고 능청스럽게 오사카 사투리를 사용하는 모자수를 연기했지만, 치바현에서 자란 그에게 오사카 사투리는 매우 어려웠다. "아무리 작은 거라도 경험하고 관찰하고 배운 다음에 캐릭터를 연기해야 합니다. 저에겐 일 이상이니까요."
배경이 다양한 배우들이 드라마에 참가하였지만, 재일동포에 대해서 박소희에게 물어보는 사람은 배우 윤여정밖에 없었다. 배우 윤여정이 아카데미상을 받은 거는 당연한 결과이며, 작은 거라도 묻고 배우려는 자세는 다른 배우들의 모범이라고 윤여정에 대한 존경심을 전했다.
같은 재일동포가 드라마를 봤을 때 가장 공감하는 부분은 어느 장면일까. 그는 단연 윤여정의 일본어라고 한다. 윤여정은 서로의 언어를 가르쳐 주자고 제안을 했지만, 그는 그대로도 충분하다고 전했다.
"윤여정의 일본어는 진짜 우리 할머니 세대들의 일본어랑 같아요. 자이니치들이 선자의 일본어를 들으면 할머니가 생각나서 눈물을 많이 흘릴 거에요."
또 하나는 원작 소설 속에는 없지만, 선자와 모자수가 한국의 관공서를 찾았을 때 직원이 재일동포에 대해서 너무 몰라 선자와 모자수가 당황하는 모습이라고 했다. 재일동포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한국인들의 모습을 그대로 나타냈기 때문이다. "예전에 제가 한국에 갔을 때 친구들이 '넌 일본인이잖아.'라고 했었죠. 여권도 한국, 이름도 한국 이름 '박소희'로 일본에서 열심히 살았었는데, 몰라줘서 섭섭했어요."
드라마 속에서는 한국어를 사용하는 장면이 꽤 나오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는 게 박소희의 주장. 당시 일본의 차별이 너무 심해서 1세들끼리조차 한국어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지금은 한국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매우 기쁘고 앞으로도 4세, 5세들은 달라질 거 같다고 했다.
"이 작품을 통해서 좀 더 많은 한국 분들이 자이니치에 대해서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sjbaek@fnnews.com 백수정 파이낸셜뉴스재팬 관서지국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