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경기침체 빠진 中, 탄소배출 줄었다 [경기침체 공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01 18:20

수정 2022.09.01 18:20

세계최대 배출국… 4분기 연속 감소
전력난에 석탄 발전, 다시 늘어날듯
중국 산시성 허진의 석탄 화력발전소 AP연합뉴스
중국 산시성 허진의 석탄 화력발전소 AP연합뉴스
세계에서 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중국의 탄소배출량이 4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로 탄소배출이 줄었지만 전력난에 시달리는 중국이 석탄발전으로 눈을 돌리면서 다시 배출량이 증가한다고 예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월 31일(현지시간) 영국 기후정보매체 카본브리프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올해 2·4분기 중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전년동기 대비 7.55% 감소해 4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으며 최근 10년 안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 정도 낙폭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시작됐던 2020년 1·4분기(-6.59%)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제성장이 느려지면서 오염물질 배출도 줄었다고 진단했다. 중국 국무원은 같은 날 열린 상무회의에서 "시장 주체가 일부 방면에서 직면한 어려움은 2020년보다 크다"고 지적했다. 중국 경제는 지난해 부동산 거품이 꺼진 데다 올해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무차별 도시봉쇄를 시행하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중국 서부 쓰촨성은 1일 발표에서 성도인 청두를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전면봉쇄한다고 밝혔다. 청두는 2100만명이 거주하는 도시로, 앞서 봉쇄된 상하이에 이어 두번째로 큰 도시다.

경제는 여기에 폭염과 가뭄까지 겹치면서 설상가상이다. 저우쉐원 중국 응급관리부 부부장은 8월 30일 중국공산당 중앙선전부 주관 기자회견에서 7월 이후 양쯔강 유역의 평균 고온일수가 32.5일로 1961년 기상관측 이후 가장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기간 평균 강수량 역시 160.3㎜로 1961년 이후 가장 적었고, 평년 대비 절반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이 이번 폭염과 가뭄으로 입은 직접적 경제적 손실은 315억위안(약 6조1000억원)에 달했다. 중국의 올해 상반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5%로 목표치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핀란드 독립 연구기관 '에너지와 깨끗한 공기 연구소'의 라우리 밀리비르타 애널리스트는 카본브리프의 자료를 분석한 뒤 "2·4분기 중국의 신규 건설사업이 44% 줄었다. 동시에 완료된 건설사업도 33%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동산 침체로 인해 시멘트와 철강 생산량이 줄었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서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분야는 발전이며, 2위가 철강 생산이다. 지난 2·4분기 중국의 시멘트 생산량은 전년동기 대비 18% 감소했다.

밀리비르타는 "코로나19 봉쇄로 운송용 석유 수요가 줄었고, 전력 수요가 둔화된 데다 재생에너지 사용량이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앞서 2030년 이후에는 탄소배출량을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러한 추세는 곧 뒤집힐 전망이다.
중국 정부가 극심한 가뭄으로 수력발전이 마비되자 석탄을 이용한 화력발전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올해 상반기에 21GW 규모의 신규 석탄발전사업을 승인했으며 이는 2016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밀리비르타는 중국이 석탄발전으로 전환해도 석탄 가격이 너무 비싸 필요한 전력수요를 충당하지 못한다고 내다봤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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