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세를 지속하던 뉴욕증시가 1일(이하 현지시간) 일단 한 숨 돌리는데 성공했다.
장 중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장 막판에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상승 반전에 성공해 혼조세로 마감했다.
지난달 26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잭슨홀 심포지움 연설에서 강력한 금리인상 의지를 드러내 거래일 기준 나흘째 이어지던 하락세가 이날 마침내 흐름이 끊겼다.
나스닥지수는 그러나 하락세에서 벗어나는데는 실패해 닷새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나흘 연속 하락 고리 끊어
CNBC에 따르면 주식시장에 막판 매수세가 몰린 덕에 추락하던 뉴욕증시가 숨 돌릴 틈을 얻었다.
장 중반까지만 해도 1% 안팎의 하락세를 보이던 3대 지수는 낙폭이 서서히 좁혀지기 시작하더니 다우지수를 시작으로 S&P500지수까지 상승 반전에 성공했다.
다우지수는 전일비 145.99p(0.46%) 뛴 3만1656.42, S&P500지수는 11.85p(0.30%) 오른 3966.85로 마감했다.
반면 나스닥지수는 막판 추격전이 벌어졌지만 상승 반전에는 실패했다. 반도체 충격이 컸다.
결국 전일비 31.08p(0.26%) 내린 1만1785.13으로 마감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월가 공포지수'라고 부르는 변동성지수(VIX)는 1% 하락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전일비 0.31p(1.20%) 내린 25.56을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S&P500지수 구성 11개 업종 가운데 에너지(2.3%), 소재(1.38%), 기술업종(0.48%)을 제외한 나머지 8개 업종이 상승세를 탔다.
시장 전망은 어두워
비록 이날 막판 추격에 힘입어 다우, S&P500 지수가 상승 마감했다고는 하지만 시장 분위기는 밝지 않다.
20~21일 연준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상 폭을 결정하기 전까지는 방향을 잡지 못하고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전문가들은 6월 중반 저점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이날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연말께 S&P500지수가 3600까지 밀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는 6월 17일 기록한 연중 최저치 3636.87을 밑도는 수준이다.
커먼웰스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 존 린치는 투자자들이 연준의 강한 의지를 깨달으면서 앞으로 수주일에 걸쳐 주식시장이 계속해서 6월 저점을 시험하게 될 것으로 비관했다.
린치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경기침체는 통상 주가수익배율(PER) 하락을 초래한다면서 금리상승 등의 여파까지 겹쳐 기업실적 전망 하향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이번 하락장에서 주식시장이 6월 저점을 성공적으로 막아낸다면 앞으로 수개월 동안은 주식시장 추가 하강 우려가 완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도체 급락
전날 밤 공시에서 대중 수출규제를 공개한 엔비디아와 AMD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규제 대상 반도체가 인공지능(AI)을 비롯한 데이터센터용 첨단 반도체인 A100, 그리고 현재 개발 중인 H100 반도체에 국한돼 있어 매출 타격이 이번 분기 약 4억달러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피해 규모가 59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전일비 11.57달러(7.67%) 폭락한 139.37달러로 주저앉았다.
AMD는 이보다 낙폭이 작아 2.54달러(2.99%) 급락한 82.33달러로 마감했다.
인텔은 충격이 거의 없었다. 0.16달러(0.50%) 내린 31.76달러로 장을 마쳤다.
테슬라, 엿새 만에 반등
테슬라는 이날 5일째 이어지던 하락세에 마침표를 찍었다.
장 후반까지만 해도 약세를 지속했지만 막판에 매수세가 몰리면서 상승 반전에 성공했다.
애플에 이어 지난달 26일 파월 의장 발언 이후 개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하는 종목 2위에 오른 테슬라는 이날 악재가 쏟아져 장 중반까지 고전했다.
엔비디아와 AMD 반도체 중 수출 통제가 반도체 전반으로 확산하면 테슬라 중국 공장의 반도체 수급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를 압박했다.
또 이날 리오토, 시펑 등 중국 토종 전기차 업체들의 8월 중국 시장 출하규모가 급감했다는 소식도 테슬라에 악재로 작용했다. 7월에 비해 리오토 출하가 반토막 나는 등 중국의 팬데믹 봉쇄 충격이 소비자들의 전기차 수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테슬라 역시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높았다.
그러나 테슬라는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오름세 전환에 성공했다.
전일비 1.55달러(0.56%) 오른 277.16달러로 마감했다.
테슬라는 이로써 지난달 25일 3대1로 액면분할된 주식이 처음 거래된 이후의 닷새 연속 하락세를 끝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