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2일(이하 현지시간) 노르드스트림1 가스관 가동 재개를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다.
가스관을 통해 가스를 운송하기 위한 압력 터빈엔진에서 기름이 새고 있다며 사진까지 공개했다.
G7 가격상한제 보복(?)
당초 지난달 말부터 3일까지 유지보수에 들어가면서 가스관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던 러 국영 가스업체 가즈프롬은 이날 가스관을 당분간 계속해서 폐쇄한다고 밝혔다.
가즈프롬의 무기한 가동중단 발표는 주요7개국(G7)이 이날 독일 베를린 재무장관 회의에서 러시아 석유 가격상한제에 합의한지 수 시간 뒤에 나왔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가즈프롬은 당초 3일부터는 노르드스트림1 가스관 가동을 재개할 예정이었지만 가스관 터빈에서 기름이 새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가동이 계속해서 중단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서방 제재 핑계
가즈프롬은 이번에도 서방의 경제제재로 수입이 막힌 터빈엔진 결함으로 가스관 가동이 중단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가즈프롬은 터빈엔진에서 오일이 새고 있다면서 포르토바야 압축기지에서 결함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가즈프롬은 가스관 유지보수를 지원하는 독일 지멘스 직원들과 함께 진행한 검사에서 결함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독일 엔지니어들도 가스관 가동 중단에 동의했다는 뉘앙스다.
가즈프롬은 핵심 터빈엔진들에서 기름이 새는 것이 확인됐다면서 이를 수리하는 것은 통상적인 절차가 아닌 특별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즈프롬은 그러나 수리 과정에 필요한 부품들이 서방의 경제제재로 수입되지 못해 언제 수리가 끝날지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가즈프롬은 이어 수리가 끝나기 전까지는 노르드스트림1 가스관 가동 재개는 없다고 못박았다.
노르드스트림1 가스관 가동이 정상화하기를 바란다면 경제제재를 풀라는 압력이다.
독일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의 주장은 핑계라고 비난하고 있다. 터빈수입이 막혔다는 주장 역시 사실과 다르다고 맞받아치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대변인 에릭 마머는 지난주 러시아가 한 가스 플랜트에서 가스를 대규모로 태우는 것이 발견됐다면서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차단하고 이를 무기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잦은 가동 중단
가스관 가동 중단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러시아는 7월에도 열흘 동안 '유지 보수'를 이유로 노르드스트림1 가스관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이후 가동이 재개됐지만 터빈엔진 이상을 이유로 가스 공급 규모를 대폭 줄였다.
올들어 줄어든 공급에서 절반을 더 줄였다.
전체 공급 능력의 20%만 공급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아예 기약 없는 가동 중단을 결정했다.
가스관은 당초 3일 새벽 가동이 재개될 예정이었다.
길이 1200㎞
노르드스트림1 가스관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연안에서 발트해를 거쳐 독일 북동부로 이어지는 1200㎞ 길이의 가스관이다.
2011년 개통해 천연가스를 하루 최대 170㎥ 독일로 운반한다.
운영주체는 노르드스트림AG로 절대 지분은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즈프롬이 갖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