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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머랠리 끝나자 미 정크본드 매도 재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04 06:47

수정 2022.09.04 06:47

[파이낸셜뉴스]
제롬 파월(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준 연례 하계휴양프로그램 도중 쉬는 시간에 참석자들과 말을 나누고 있다. 파월 의장이 이날 금리인상과 관련해 강경발언을 쏟아내면서 뉴욕증시 서머랠리가 끝장이 났고, 미 정크본드 역시 매도세가 재개됐다. AP연합
제롬 파월(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준 연례 하계휴양프로그램 도중 쉬는 시간에 참석자들과 말을 나누고 있다. 파월 의장이 이날 금리인상과 관련해 강경발언을 쏟아내면서 뉴욕증시 서머랠리가 끝장이 났고, 미 정크본드 역시 매도세가 재개됐다. AP연합

미국 회사채 가운데 신용등급이 낮은 이른바 정크본드 매도세에 다시 불이 붙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가파른 금리인상을 멈추지 않을 것이란 전망으로 6월 중반 이후 주식시장을 달궜던 '서머랠리'가 끝장난데 따른 것이다.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을 털어내기 시작하면서 가장 위험한 자산 가운데 하나인 정크본드가 된서리를 맞고 있다.

정크본드 수익률 폭등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이하 현지시간) ICE데이터서비시스 지수를 인용해 미 정크본드 수익률이 8월 중순 7.4%까지 낮아졌지만 지금은 8.6%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뛰었다고 보도했다.

채권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채권 수요가 위축돼 가격이 하락하면 수요를 끌어들이기 위해 수익률이 오른다.

정크본드 시장도 주식시장 서머랠리에 힘입어 반짝 상승세를 탄 바 있다. 정크본드 상당수가 올 상반기 폭락세를 올 여름 일부 만회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지난달 26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강경 발언 이후 상승세에 철퇴가 내려졌다.

모간스탠리 전략가 스리칸스 산카란은 "올 여름의 낙관이 끝장나면서 연준의 고강도 금리인상과 이에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다시 전면으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대규모 자금 이탈
여름 기간 정크본드에 몰렸던 자금도 대규모로 빠져나가고 있다.

EPFR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지난 2주 사이 미 정크본드에 투자하는 펀드들에서 87억달러를 인출했다.

지난주 자금 이탈 규모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이후 주간 단위로는 6번째로 큰 규모였다.

로트피 카루이 골드만삭스 전략가는 고강도 금리인상 속도를 유지하겠다는 파월 의장의 잭슨홀 강경 발언이 투자자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다고 지적했다.

카루이는 "파월의 연례 (잭슨홀) 연설은...비둘기 전환은 가시권에 없다는 헷갈릴 수 없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했다"면서 성장, 인플레이션(물가상승), 통화·재정정책이 한동안 시장에 비우호적일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4%까지 오른다
정크본드 수익률 폭등은 파월 발언 이후 시장의 연준 기준금리 전망치가 급격히 오르고 있는 것과도 관련이 깊다.

채권시장에서는 현재 2.25~2.50%인 연준 기준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 목표치가 내년 초에는 4% 수준으로 폭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스프레드 확대
미 국채와 정크본드간 수익률 격차, 스프레드 역시 확대되고 있다.

올해 초 약 3%p 수준이던 스프레드는 8월 중순 4.2%p로 뛰었고, 지금은 5%p를 웃돈다.

래스본투자운용의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 에드 스미스는 스프레드가 확대된다는 것은 "성장 전망이 악화하고 있다"는 뜻이라면서 "경기침체 위험이 고조되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모간스탠리의 산카란은 정크본드 수익률이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경기침체 위험을 감안할 때 지금의 정크본드 수익률은 여전히 낮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디폴트 도미노 예고
아직은 디폴트(채무불이행)하는 기업들이 많지는 않다. 예전의 평온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균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FT는 전했다.

JP모간체이스에 따르면 8월 미 회사채 시장에서 47억달러어치의 채권과 대출이 디폴트했다. 2020년 11월 이후 3번째로 큰 규모다.

JP모간은 8월까지 회사채 디폴트 규모가 6개월 연속 33억달러를 넘어섰다면서 2020년 11월~올 2월까지 월평균 디폴트 규모는 그 절반도 안되는 평균 12억달러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모간스탠리의 산카란은 2·4분기 기업실적 발표로 볼 때 미 기업들의 펀더멘털은 아직은 "악재에 압도당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소매업체들의 실적에서 수요 둔화, 소비자 지출 변화, 재고 압박이 확인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기업실적 악화 속에 회사채 디폴트가 증가할 가능성에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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