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남노 접근으로 오키나와현 일대 11만명에게 '피난지시'
약 3400가구 정전, 강풍으로 부상자 나와
일본 본토에서는 힌남노 상륙 전부터 호우 피해
[파이낸셜뉴스] 이례적으로 강력해진 11호 태풍 ‘힌남노’가 북상하면서 일본 오키나와 및 본토에 태풍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대만과 오키나와 사이를 지나 북상중인 힌남노는 6일 새벽 제주도를 통과해 같은날 경남에 상륙할 전망이다.
4일 NHK 등 일본 매체들은 현지 기상청을 인용해 힌남노가 이날 오전 8시 기준 오키나와현 미야코 섬 북북서쪽 130㎞ 해상에서 시속 15㎞로 북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힌남노의 중심기압은 950hPa(헥토파스칼), 최대 풍속 초속 40m, 최대 순간 풍속 초속 60m으로 알려졌다. 중심 북동쪽 240㎞ 이내와 남서쪽 165㎞ 이내에선 초속 25m 이상 강풍이 불고 있다.
전날 오키나와현 서부의 이시가키시, 미야코지마시, 다케토미초 등에 거주하는 주민 약 11만명에게는 지방자치단체의 '피난지시'가 발령됐다. 해당 지시는 위험 장소에서 피난하라는 경고이며 재난 예방 경보 5단계 가운데 2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오키나와전력은 3일 오후 11시 발표에서 미야코지마시, 다라마손, 이시가키시, 다케토미초 등에서 약 3400가구가 정전을 겪었다고 전했다. 같은날 오키나와현 나하시에서는 70대 여성이 강풍 때문에 길에서 넘어져 팔을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고 80대 남성도 강풍에 넘어져 머리를 다쳤다. 오키나와현 일부 지역에서는 산사태 위험이 높아지면서 토사 재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태풍으로 인해 3~4일에 걸쳐 오키나와 및 주변 섬을 오가는 235편의 항공편이 결항됐다.
일본 본토에서는 이미 태풍이 접근하기 전부터 비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도쿄 남서부 시즈오카현 하마마쓰시에서는 2일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폭우가 내려 도로와 기차역이 물에 잠겼다. 하천이 범람해 주변 주민 40만명에게 대피 경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도쿄 인근의 사이타마현에서도 벼락을 동반한 폭우가 내려 도로가 침수됐다. 일본 기상청은 힌남노 주변으로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몰려들어 일본 전역의 대기가 불안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6일 서일본과 동일본을 중심으로 구름이 발달, 국지적 폭우와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 기상청은 5일 낮까지 규슈 섬에 약 120~180mm의 비가 내릴 전망이며 6일에는 규슈에 300mm, 시고쿠 섬에도 300~400mm의 비가 내려 7일까지도 호우가 계속된다고 내다봤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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