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달 기록적인 폭우로 수해를 입은 서울시와 자치구들이 제11호 초강력 태풍 '힌남노'가 북상하면서 선제적 대응 조치에 나서는 등 비상이 걸렸다. 수해 한달여 만에 또다시 집중호우와 강풍이 예고된 만큼 건설업계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반지하, 맨홀 등 선제대응
서울시는 태풍 힌남노가 5~6일 수도권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선제적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사전 대비에 들어갔다. 서울시는 지난달 폭우로 피해를 입은 시민들이 또다시 같은 피해를 입지 않도록 강남·동작·서초·영등포·관악·구로구 등의 1만7000여 침수 피해 가구에 침수방지시설을 추가로 설치했다. 모래 마대 17만여개를 비축했고, 재해취약지역에는 8만여개를 사전에 집중배치해 침수에 대비하고 있다.
특히 반지하 등 침수취약지역 골목 골목에 자치구 공무원, 지역자율방재단 등 인력을 투입해 거주민들이 위험 상황에 빠졌을 때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돌봄 공무원은 침수취약가구를 방문해 위험요소를 파악하고 사전에 조치하도록 했다. 상시 비상연락망을 유지해 비상 시 즉각 출동해 구호활동을 시행토록 했다.
또 하수도 맨홀뚜껑이 열려 사람이 추락하는 안전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맨홀 내부에 추락방지시설을 설치 중이다. 추석연휴 전까지 약 2000개를 우선 설치하고, 올 연말까지 1만여개 설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강풍 피해에 대비하기 위해 전도될 위험이 있는 간판, 가로수 등의 고정 여부도 확인했다. 가로수 전도 등에 대비해 복구 장비 긴급동원 및 전기, 가스, 통신, 상수도 피해를 신속하게 복구하기 위한 협력체계도 구축했다.
서울시는 자치경찰위원회와 간담회를 열고, 자치경찰과의 적극적인 협조체계도 구축하기로 했다. 주말부터 시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근무를 실시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 행정력을 최대한 동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25개 자치구와 태풍 북상에 대비한 긴급회의를 열고, 분야별 호우 및 강풍대비 사전 조치계획을 재차 확인했다.
수해 한달여 만에 집중호우와 강풍이 예고된 만큼 건설업계도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약해진 지반과 구조물 등으로 사고가 날 경우를 대비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현장별로 풍수해 대비 시뮬레이션을 실시하고 집중호우 시 예상 침수지에 대한 대책과 제방, 흙막이시설 보호대책, 배수계획 및 수방자재를 확보하는 등의 대책을 수립했다. 토사붕괴, 강풍, 감전 등 주요 위험요인별 안전대책 가이드라인도 배포하고, 기상예보 발효 시 실시간 대응을 위한 상황실을 구축했다. DL이앤씨도 각 현장에 힌남노의 예상 진로와 현황에 대해 공지하고 현장 안전관리방안과 체크리스트를 배포했다. 대우건설은 강풍에 대비해 안전표지판 등 부착물 고정상태를 점검하고, 가설물 설치·해체·상승 작업을 금지하라는 지침도 내렸다.
롯데건설은 태풍 대비를 위해 태풍 전, 영향권, 소멸 시 단계별 매뉴얼을 수립했다. 비상연락체계 구축, 현장 모니터링, 유관부서 상시대기 등을 통해 즉각적인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건설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집중 호우 이후 지반과 구조물이 약해진 상황에서 태풍으로 인한 추가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사전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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