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젊은 세대가 원하는 것은 자유다. 누군가를 비판할 자유, 내가 부르고 싶은 노래를 부르는 자유. 북한방송을 보면 젊은 세대가 북한에 동조할까하는 우려, 노랫말에 '새끼'가 들어가면 폭력화될까 하는 뒷짐진 우려는 모두 자유를 억압하기 위해 만들어낸 검열의 헛기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 모두, 특히 국민의힘의 모든 구성원에게는 문재인 정부의 잘못을 지적할 자유만큼 윤석열 정부에 대해 지적할 자유가 있다. 당연히 대통령인 당원도 당 대표의 행동에 대해 불만이 있으면 '내부총질'이라고 지적하고 모욕적인 내용을 회람할 수 있다. 그것은 본질에서 동일한 자유"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자유를 본질적으로 동일하게 향유하기 위해 그들이 뭐라고 하든지 금지곡을 계속 부르겠다"고 말했다.
대구를 찾은 이 전 대표가 이날 오후 김광석길에 모습을 보이자 야외 콘서트홀에서 대기하던 시민 500여명이 환호성을 질렀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관광객이 크게 줄어든 김광석길이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다.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콘서트홀에 500여명의 시민이 모인 것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이라며 "오늘 매출이 비교적 좋은 편"이라고 했다.
이날 오후 2시 열린 기자회견 전까지 이 전 대표는 시민들과 20분가량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김광석 거리에 오니까 기분이 새롭다. 다시 한번 젊은 나이에 우리 곁을 떠난 고 김광석씨를 추모한다"고 했다.
그는 "김광석의 '다시 부르기' 앨범을 통해 재해석돼 국민에게 잘 알려진 '이등병의 편지' 같은 노래가 방송금지곡이었던 적이 있다. 노래와 창법이 우울해서 군인들의 사기를 저하한다는 이유에서. 지금의 젊은 세대가 들으면 실소를 금치 못할 금지곡의 시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 "'아침이슬'은 시대의 현실을 담았다는 이유로 권력자가 금지했다. 하지만 가장 심할 때는 '창법 미숙'이라는 잣대도 있었다. 이문세씨는 창법이 산만하고 미숙하며, 전인권 씨는 창법이 수준 미달이고 가사 전달이 미숙하다고 그들의 예술을 부정당한 적이 있다. 산울림은 심지어 '창법혐오'라는 이유로 금지됐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어 "최근 방탄소년단이 방송국에서 방송금지 처분을 당했다. 방탄소년단은 가수이고 예술인이다. 예술인이 가사에 누구나 쓰는 '새끼'라는 표현을 썼다고 방송이 금지되는 과잉검열의 문제에는 입을 닫고 있으면서 병역을 성실하게 이행하겠다는 그들의 병역면제를 논의하기 위해 나랏돈을 들여 여론조사를 할지 간보는 것이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이날 김광석길에서 열린 이 전 대표의 기자회견은 유명 가수의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고 좌석이 부족해 통로와 계단까지 옹기종기 앉은 시민들은 이 전 대표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박수를 보냈다.
울산에서 가족과 함께 왔다는 최모씨(53)는 "이준석 대표 얼굴을 보고 응원도 하고 싶어 휴일 나들이를 대구로 잡았다"며 "기자회견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었고, 연설을 통해 김광석길 지역경제까지 염려하는 모습에 친근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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