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태풍, 정말 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부디 안전한 곳에 머무르시길 부탁드립니다.”
이광연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4일 오전 제 11호 태풍 ‘힌남노(HINNAMNOR)’의 예상 경로를 발표하는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했다.
힌남노는 5일 오후 9시 강도가 '매우 강'인 상태에서 제주 서귀포시 남남서쪽 180㎞ 해상을 지나 6일 오전 9시 강도가 '강'인 상태로 부산 북북서쪽 20㎞ 지점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륙 시 중심기압과 최대풍속은 950hPa과 43㎧로 예상되는데, 이대로면 가장 강한 세력으로 국내에 상륙한 태풍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분석관은 역대 태풍들이 일으킨 피해를 설명했다.
2002년에는 제15호 태풍 루사로 인해 209명이 사망하고 37명이 실종됐으며 6만3085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재산피해액는 5조1479억원에 달한다. 2003년 제14호 태풍 매미 사망자와 실종자는 각각 119명과 12명이다. 6만1844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재산피해액은 4조2225억원이었다.
2004년 제15호 태풍 메기로 7명이 목숨을 잃었고 4712명이 집을 잃었다. 재산피해액은 2500억원이었다. 2016년 제18호 태풍 차바로 인해선 6명이 사망했고 6714명이 이재민이 됐다. 재산피해는 2150억원이었다.
특히 전문가들은 두 가지 이유에서 태풍 힌남노가 다른 태풍보다 더 강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첫 번째는 태풍 힌남노가 일본 오키나와 남쪽 해상을 이동하는 과정에서 제12호 태풍으로 발달할 것으로 예상됐던 열대저기압을 흡수해 세력을 급격히 키운 일명 ‘1+1 태풍’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두 개의 태풍이 합쳐서 오는 것이다.
실제로 천리안 2A호 위성 영상을 보면 비교적 작고 단단한 형태였던 태풍이 1일 이후에 마치 솜사탕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급격히 커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지난달 29일 230㎞였던 강풍 반경은 4일 오전 9시 현재 430㎞까지 확대된 상태다. 힌남노는 이후에도 북상 과정에서 고수온 해역을 지나면서 강한 세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번째 이유는 태풍이 전면에 몰고 온 고온다습한 수증기가 북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와 충돌하며 중부 지방에 거대한 비구름을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태풍과의 거리가 280km로 비교적 멀리 떨어져 있어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들지 않는 수도권도 큰 비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이 비구름은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 4일부터 6일까지 100~300㎜의 많은 비를 뿌리겠고, 경기 북부와 강원 영서 북부에는 400㎜ 이상의 물폭탄을 퍼부을 전망이다.
한편 기상청은 오는 6일까지 전국에 100~300㎜ 비가 올 것으로 예상했으며, 기록적 강풍도 예보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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