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방

軍 "북한 황강댐 일부 방류… 임진강 수위는 안정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05 16:07

수정 2022.09.05 16:07

"국민·장병 안전 위해 수위 변화 예의 주시..."
우리 측 '방류 사전 통보 요청'에 北 묵묵부답
군 태풍 경로상 부대장병 주요 장비 대피 완료
일부 부대의 훈련과 휴가 장병 복귀 일정 조정
경기도 연천군 군남댐의 모습. 사진=뉴스1
경기도 연천군 군남댐의 모습.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5일 군 당국이 북한이 임진강 상류 황강댐(북한명 예성강댐) 수문을 일부 개방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이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는 상황에서 수위 조절을 위한 방류 조치로 관측된다.

이날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브리핑에서 "북한 황강댐 수위는 현재까지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저수가) 일부 방류되고 있다"며 "관련 상황을 관계기관과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김 실장은 "현재까지 임진강이나 (우리 측) 필승교 수위 변화는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과 부대 장병의 안전을 위해 수위 변화를 면밀히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진강 유역은 필승교 수위에 따라 4단계로 나눠 관리된다.
필승교 수위가 △1m를 넘어가면 하천변 행락객 등에게 대피 권고△2m에 이르면 비홍수기 인명 대피 △7.5m 이상 도달하면 접경지역 위기대응 관심단계 △12m에 도달하면 접경지역 위기대응 주의단계가 각각 발령된다.

한강홍수통제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임진강 최북단 남방한계선에 위치한 필승교의 수위는 1.12m다.

북한이 황강댐을 방류하면 약 4~5시간 뒤 방류수가 경기도 연천의 우리 측 군남댐에 도착한다. 황강댐 저수량은 군남댐의 약 5배에 이르기 때문에 황강댐 수문을 열면 우리 측 지역에서 홍수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북한 조선중앙TV에 따르면 북한에선 전날 평양엔 141㎜, 평성엔 116.4㎜, 원산엔 131.4㎜, 그리고 문천엔 177.6㎜의 집중 호우가 쏟아졌다.

통일부도 이날 오전 9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업무개시 통화에서 '댐 방류시 사전 통보를 해달라'는 내용의 권영세 장관 명의 통지문을 북한 측에 전달하려 했으나, 북한은 그 수신 여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통화를 종료했다.

통일부는 지난 6월에도 북한 측에 '황강댐 저수를 방류할 경우 우리 측에 사전 통지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역시 응답이 없었다.

북측이 황강댐을 방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5일 경기도 연천군 군남홍수조절댐이 임진강 상류 물을 방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측이 황강댐을 방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5일 경기도 연천군 군남홍수조절댐이 임진강 상류 물을 방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은 2020년 장마철에도 황강댐 수문을 여러 차례 열어 임진강 최북단 필승교 수위가 급상승하면서 인근 지역 남측 주민들이 긴급 대피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군은 북한 상황을 주시하면서 자체적으로 태풍 대비에도 나서고 있다.

이날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지난 2일 태풍 대비 지침을 예하 부대에 하달했으며 4일 정오를 기해 재난대책본부 2단계를 발령했다'며 "군은 향후 태풍 진행 상황과 기상 특보 등을 고려해 장병 안전을 최우선으로 태풍 대비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신속한 구조·복구 지원에 나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문 부대변인은 이어 전날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예상치 못한 우발 상황에 대비해 취약 요소를 보완하고, 지방자치단체 등이 군의 지원을 요청하면 신속하고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한편, 국방부는 태풍 경로상의 부대 장병과 주요 장비의 대피를 완료했으며, 침수 피해 방지를 위해 배수로 정비와 물자 결박 등 조처를 했고 일부 부대의 훈련과 휴가 장병 복귀 일정을 조정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