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시사멘터리 추적'팀에 "편파적 방송" 사과 재차 요청
박 처장은 5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최근 KBS가 한 시사 프로그램을 통해 월남전 참전용사 모두를 학살자인 양 매도하는 편파적 방송을 했다"며 "어느 피해자 일방의 목소리만 전달하고, 그게 전부인 양 방송 시간 대부분을 할애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 처장은 "수신료를 받아 운영되는 국민의 방송 KBS가 대한민국 국민 32만5000명을 학살자로 모는 현실에서 참전용사와 그 가족들은 KBS 수신료 고지서를 받고 과연 어떤 생각이 들까"라고 지적했다.
KBS-1TV '시사멘터리 추적'은 지난 8월 7일 방송한 '얼굴들, 학살과 기억' 편에서 국군의 베트남전 당시 민간인 학살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보훈처는 전날에도 해당 방송과 관련 "월남전 참전유공자 지원과 명예 선양을 관장하는 주무부처(보훈처)로서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며 반론권 보장을 요구하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박 처장은 또 "적어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공영방송이라면 전쟁의 비극을 이분법적으로 재단하고 전쟁의 한 단면만을 침소봉대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며 "전쟁은 그렇듯 간단히 설명될 수 없고, 어느 한쪽의 경험과 기억만으로 치환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참전용사들도 전쟁 영웅이기에 앞서 전쟁 피해자들로, 나라의 부름에 젊음과 생을 바치고 조국 발전에 밑거름이 된 희생자들"이라며 "그런 점에서 32만5000명의 월남전 참전유공자와 그 가족 모두를 욕보인 KBS '시사멘터리 추적'팀에 정중한 사과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처장은 "보훈처장이기 전에 월남 참전 전사자의 아들로서 한마디 덧붙인다"며 "아버지 얼굴이 잘 기억나지 않지만 늘 나라를 위해 싸우다가 돌아가신 저의 영웅이었고, 제가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건 그런 아버지 덕분이다. 제가 학살자의 아들이 아니라 참전 영웅의 아들이듯, 대한민국 32만5000명의 젊은 장병들도 국가의 부름에 한 번뿐인 청춘을 바친 영웅들임을 잊지 말길 바란다"고 했다.
박 처장의 부친인 고(故) 박순유 중령은 맹호부대 정보장교로 베트남전에 참전했다가 1972년 6월 전사했다. 당시 박 처장은 7세였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