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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만호 주택공급도 부족… 서울·수도권 더 속도내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05 17:59

수정 2022.09.05 17:59

윤 정부 주택공급 대책 효과 미미
2024년까지 공급물량 최악 전망
"고금리 상황이 부동산 시장 통제.. 공급부족 지속땐 집값 급등 우려"
"270만호 주택공급도 부족… 서울·수도권 더 속도내야"
문재인 정부 시절 국내 공급된 주택 수는 총 260만가구로 집계됐다. 윤석열 정부가 8·16대책에서 내놓은 270만가구와 큰 차이가 없는 규모다. 과거 공급가뭄 등으로 집값이 치솟았던 것을 감안하면 전 정부 수준의 물량으로 향후 5년간 공급난을 해소하기에는 녹록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구나 8·16대책에 전 정부 물량이 대거 포함돼 순증물량은 100만구가에도 못미쳐 공급 효과는 제한적이다.

5일 국토교통부의 연도별 입주(준공)물량 통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2017~2021년) 시기에 전국 주택 입주 물량은 총 261만6655가구로 나타났다.
연간 기준으로 △2017년 56만9209가구 △2018년 62만6889가구 △2019년 51만8084가구 △2020년 47만1079가구 △2021년 43만1394가구다.

주택공급 부족으로 부동산 가격 급등이 초래되고,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으로 '영끌'과 '패닉 바잉'이 이어지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았다. 규제를 통한 가격 통제의 한계로 2021년에는 공급 확대의 2·4대책으로 부동산 시장 안정을 꾀했지만, 공공 중심 공급으로 효과가 반감됐다.

이를 고려해 현 정부가 규제완화를 통한 270만가구(인허가 기준)의 주택공급 대책을 내놨지만, 전 정부의 주택 입주물량과 비교하면 크게 차이가 나질 않는다. 또한 270만구 중에는 전 정부에서 계획된 물량이 포함돼 순증 물량은 최대 70만~80만가구에 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공급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이번 정부 대책이 인허가 기준이라 소비자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는 있다"면서도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들의 공급 부족을 해결하려면 공급에 더 속도를 내야한다"고 강조했다.

공급물량 부족은 2024년까지 최악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부동산R114가 연도별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을 집계한 통계(임대 포함)에 따르면 2023년 전국에 33만7671가구, 2024년 29만509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이는 공급 부족이 심화된 2018년 46만4750가구의 60% 수준이다. 특히 서울은 2024년 1만2043가구가 입주해, 부동산R114가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1990년 이후 역대 최저치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1000명당 주택 수가 400가구에 못미치는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으로 보면 평균 450~650가구"라며 "현재 금리가 부동산 시장 가격을 통제하고는 있지만, 공급부족이 지속되면 집값이 다시 급격하게 오를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내다봤다.


다만, 현 정부에서 주택의 양보다 질적인 주거환경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적지않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지난 정부에서 공급주도 정책을 내놓긴 했지만 공공 주도로 하다보니 평수가 작은 임대주택들도 나오고, 도심에서 공급이 어려운 측면도 있었다"며 "현 정부가 제시한 270만가구로 공급 해소는 부족할 수 있지만 정비사업을 통해 도심에 주택을 공급하고, 어느 수준의 가격으로 책정되느냐에 따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달라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윤석열 정부의 8·16대책에서는 향후 5년간 수도권 158만가구(서울 50만가구, 경기도·인천시 108만가구), 비수도권 112만가구(광역·자치시 52만가구, 8개도 60만가구) 공급을 예고한 바 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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