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이른바 OPEC플러스(+)가 5일(이하 현지시간) 다음달부터 하루 약 10만배럴을 감산하기로 결정했다.
러시아의 반대로 산유량 유지를 예상하던 석유시장은 충격을 받아 국제유가가 배럴당 2% 넘게 뛰었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OPEC+는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석유장관 회의에서 10월부터 하루 약 10만배럴을 감산하기로 했다.
에너지 애널리스트들이 이번 회의에서 산유량 동결을 예상했던 것과 다른 결과다.
OPEC+는 앞서 지난달에는 하루 10만배럴을 증산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날 감산 결정으로 OPEC+ 산유량 목표는 지난달 증산 결정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게 됐다.
지난달 증산 결정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동 순방 뒤 이뤄져 바이든의 외교력이 빛을 발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효과가 오래 가지 못한 셈이 됐다.
OPEC+는 성명에서 이날 감산 결정으로 산유량이 8월 수준으로 되돌아간다면서 당시 증산 결정은 "9월 한 달 만을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다음 OPEC+ 회의는 10월 5일로 잡혀 있다.
감산 결정 뒤 유가는 뛰었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2.5% 상승한 배럴당 95.54달러, 미국유가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6% 오른 89.16달러에 거래됐다.
유가는 최근 큰 폭의 하락세를 보여왔다.
러시아가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3월에는 수년만에 최고치로 뛰었지만 6월 초 이후 약 25% 급락했다.
치솟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잡기 위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이 세계 경제 침체를 불러 석유수요 둔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했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에 따른 석유 수요 둔화 우려도 유가를 떨어뜨린 원인이다.
중국은 5일 선전과 청두 등에 내려진 봉쇄조처를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러시아 국영 가스업체 가즈프롬이 2일 노르드스트림1 가스관 가동 재개를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히면서 예상대로 5일 유럽 시장에서는 가스 가격이 폭등했다.
유럽 가스 기준물 가격은 이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시장에서 25% 넘게 폭등했다. 이후 상승폭이 완화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12% 폭등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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