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물폭탄 맞은 포항 피해 속출… 주민 구조에 해병대 장갑차 투입 [영남권 휩쓴 ‘힌남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06 18:22

수정 2022.09.06 18:22

급류에 휩쓸린 70대 숨져
6만6000가구 정전피해 소동
울산 신고리 1호기 발전기 멈춰
【파이낸셜뉴스 전국종합】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6일 경상도 지역을 휩쓸고 지나가면서 포항시가 직격탄을 맞았다. 포항 해병대 제1사단은 침수지역에서 인명구조를 위해 수륙양용 장갑차까지 투입했다. 소방당국도 포항 곳곳에서 수백명의 구조활동을 벌였다.

포항기상대에 따르면 이날 새벽 포항 남구 대송면에 시간당 104.5㎜, 구룡포에 시간당 110.5㎜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침수피해가 이어졌다. 포항시에서 6만6000여가구가 정전으로 불편을 겪었다.


포항 해병대 제1사단은 상륙돌격장갑차(KAAV) 2대와 고무보트 등을 투입해 남구 청림초 일대에서 주민들을 구조하고 인근 지역을 돌아다니며 계속 구조활동을 벌였다.

포항에서 첫 사망자도 발생했다. 70대 여성이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이 여성은 가족과 함께 걸어서 대피소로 이동하던 중 변을 당했다. 사고 당시 포항에서는 한때 시간당 110㎜의 폭우가 내렸다. 또한 오천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는 여러 명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포항시·경찰·소방당국이 수색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지하주차장에 차를 빼러 들어갔다가 연락이 끊긴 것으로 파악됐다.

폭우가 일시에 쏟아지면서 도심 곳곳에서 침수와 정전 피해가 발생했다. 포항 북구 용흥동 대흥중학교 뒤편 야산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해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도 태풍 영향으로 화재가 나기도 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포항 지역에서는 이번 태풍으로 과거 경험하지 못했던 역대급 피해가 날 것 같다"고 전했다. 최종 피해집계에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포항 인근 대도시에서도 정전, 침수, 인명 피해가 이어졌다. 부산, 울산 등 경남 지역에선 수천명의 주민이 태풍을 피해 대피했다. 경남소방본부는 해안가, 침수위험이 있는 저지대, 산사태 위험지역, 하천지역 중심으로 주민들이 임시 대피했다고 밝혔다.

부산서는 1만1000여가구가 정전되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다. 부산의 누적 강수량은 중구 대청동 공식관측소 기준 87㎜이며 지역별로는 금정구 154㎜, 북구 147.5㎜, 북부산 130.5㎜를 기록했다.

태풍으로 인해 깨진 유리창이나 떨어진 건물 외벽 등에 맞아 시민 여러 명이 다쳤다.

힌남노의 영향으로 부산 등 주요 도심지의 출근길 혼란도 이어졌다.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 인근 해안도로를 파도가 덮쳐 그 여파로 도로 이용이 일시적으로 차단됐다. 전날 부산 부전역과 울산 태화강역을 운행하는 동해선 운영이 중단됐다.

울산에선 20대 남성 1명이 물에 빠져 실종됐다.
경북 경주 진형동의 한 주택에서 80대 여성이 토사유입으로 매몰돼 숨졌다.

또 강풍으로 울산 울진군 신고리 1호기(가압경수로형·100만㎾급) 터빈발전기가 정지됐다.
고리원자력본부 관계자는 "이번 터빈발전기 정지로 인한 방사선 영향은 없다"며 "원자로는 안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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