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 달러 대신 러시아 루블화와 중국 위안화로 가스 대금을 내기로 합의했다고 러시아 국영 석유업체 가즈프롬이 6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유럽에 경제제재가 풀릴 때까지 노르드스트림1 가스관 가동을 재개하지 않겠다고 통보한지 하루만에 중국과는 위안·루블 결제를 통해 대규모 가스공급을 지속하겠다는 사실을 공표한 것이다.
러시아는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경제제재로 국제은행간 자금이동망인 스위프트에서 축출되는 등 미 달러 주도의 세계 금융망에서 소외되자 서방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방안들을 추진해 왔다.
중국과 협력 강화가 그 중심이다.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가즈프롬 최고경영자(CEO) 알렉세이 밀러는 루블·위안 결제 허용이 가즈프롬과 중국 국영 가스회사인 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CNPC) 모두에 '상호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밀러는 양국간 가스 교역에 달러 등 제 3국 통화를 사용하는데 따른 복잡한 환율계산이 필요 없어 다른 업체들에도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면서 양국간 경제 협력과 교역 확대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가즈프롬은 이날 달러·유로 결제에서 루블·위안 결제로 언제 이동할지 그 시기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루블 결제는 러시아가 연초부터 유럽을 비롯한 서방 각 교역상대국을 압박하는데 써먹은 카드이다.
주로 유럽 국가들을 겨냥한 것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유럽 가스 수입업체들이 가즈프롬 산하의 가즈프롬뱅크에 루블 표시 은행계좌를 열어 루블로 가스 대금을 지급하라고 압박한 바 있다.
루블로 대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가스 공급을 끊겠다는 협박이었다.
유럽 각국은 아직 기존 계약이 남아 있다는 점을 들어 이 요구를 거절했지만 러시아로부터 보복을 피하지는 못했다.
한편 러시아는 서방의 경제제재를 예견하고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중국과 대규모 가스공급 계약을 연장한 바 있다.
375억달러짜리 가스공급 계약을 경신했다.
러시아는 2019년부터 3000km 길이의 시베리아 가스관 '파워 오브 시베리아'를 통해 중국에 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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