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최초 1년의 근로를 마친 근로자의 다음 해 연차휴가 일수는 최대 26일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최초 1년 동안 근무일에 대한 11일 연차 휴가와 최초 1년의 근로를 마친 다음 날부터 15일의 연차 휴가가 발생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천대엽)는 인력경비대행업체인 A사가 B재단법인을 상대로 낸 연차수당지급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A사는 B법인과 2018년 1월부터 1년간 경비용역계약을 맺고 시설물 경비·관리를 위해 경비원 6명을 파견했다. 양측은 두 차례 계약 연장을 통해 2019년 12월 31일까지 근무기간을 늘렸다. 당시 경비용역계약서에는 '계약종료 시 건강보험, 국민연금, 산재보험, 연차수당 등은 증빙서류를 제출하고 정산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런데 2019년 말께 계약 종료 이후 정산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A사는 계약서를 바탕으로 근무했던 경비원 6명에 대한 연차수당을 B법인에 청구했는데, 2018년도분 502만여원은 지급받았으나 2019년도 연차수당은 책정되지 않았다.
이에 경비원의 고용노동청 진정에 따라 지급 결정이 나오자 A사는 2019년 연차수당 714만원을 지급한 뒤 B법인에 대금을 청구했다. 그러나 B법인은 일부인 409만원만 지급했다.
경비 파견 근로자 6명 중 1명은 근로기간 1년, 4명은 근로기간 2년을 채웠으나 나머지 1명의 근로기간은 1년 3개월이었다. B법인은 연차수당은 전년도 1년 근로를 마친 다음 날 발생하는 것으로 2019년도 계약이 12월 31일에 종료됐기 때문에 지급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1심은 A사의 손을 들어 미지급 연차수당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반면 2심은 2019년도 연차수당 지급 의무가 없다고 봤다. 연차수당 청구권은 전년도 근로 제공에 따라 발생하는 것으로, 1년 중 80%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부여된다고 봤다. 즉, 2019년도에 사용하지 못한 연차휴가에 대한 보상으로 연차휴가수당을 받으려면 2020년 1월 1일 이후에도 근무해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1년 3개월 근무한 경비원의 경우 연차수당 청구권이 적용되는 1년 중 80%에 해당되지 않아 연차수당이 지급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1년 초과 2년 이하' 근로자에게는 최초 1년에는 11일의 연차가, 그 다음날 2년차 근로기간부터는 15일의 연차휴가가 발생해 최대 연차휴가 일수 26일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대법원은 "근로기준법 조항은 최초 1년간 80% 이상 출근한 근로자가 그 다음 해에도 근로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2년차에 15일의 유급휴가를 부여하는 것"이라며 "'1년 초과 2년 이하' 근로자는 최초 1년 동안 11일 연차휴가와 1년 근로를 마친 다음 날 2년차 근로기간에 관한 15일의 연차휴가까지 발생한다"고 판시했다.
결국 2년의 만근을 하고 퇴직한 근로자와 1년 3개월을 근무하고 퇴직한 근로자에게 부여해야 할 연차휴가 일수는 26일로 동일하다는 취지다.
다만 이 사건에서 이 사건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 판단은 유지됐다. 1년3개월 근무한 경비원에 대한 연차휴가 수당이 존재하지만, 그 합계가 B재단이 지급한 금액 미만이어서 지급할 금액이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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