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자 200여명·군인·경찰 등 400여명 구슬땀
"백사장 주변 가로등 안 켜져, 밤 되면 너무 어두워"
[부산=뉴시스]이동민 기자 = 땡볕이 내리쬐는 7일 오전 10시 부산 서구 송도해수욕장. 6일 태풍 '힌남노'가 휩쓸고 간 백사장 인근 도로와 상점 곳곳에는 버려진 소파, 의자, 테이블 등이 쌓여 있었다. 송도 방파제 인근에는 깨진 아스팔트 도로와 함께 보행로 곳곳 보도블록은 뒤집어져 있었다.
백사장 주변의 한 편의점 내부에 들어가보니 상품이 진열돼 있어야 할 공간이 모두 비어 있었고 바닥은 흙투성이에 전선들이 나뒹굴고 있었다. 송도 방파제 주변 횟집 상인들은 트럭을 몰고 온 고물상들과 함께 폐기물들을 치우는 데 한창이었다.
이날 중구 보수동에서 자전거를 타고 온 시민 이모(50대)씨는 횟집들을 둘러보며 "부산지역에는 그나마 피해가 덜한 줄 알았는 데 이정도로 피해가 클 줄은 몰랐다"며 혀를 끌끌 찼다.
횟집 상인 김모(50대)씨는 "어제 오전 횟집에 도착했을 때 빗물이 한 80㎝까지 차올랐다"며 "인명피해가 없었기에 망정이지 태풍이 왔을 때 만조가 겹쳐 이곳의 피해가 더 큰 것 같다"고 푸념했다.
또다른 횟집 상인 이모(60대)씨는 "수조가 다 깨져 수십 마리의 물고기들이 폐사했다"며 "다시 장사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해수욕장 주변 상인들은 이번 태풍을 계기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50대·여)씨는 "태풍이 지나간 뒤 백사장 주변 가로등이 켜지지 않는다"며 "밤이 되면 너무 어두워서 자칫 우범지대가 될까 봐 두렵다. 하루빨리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대한적십자사 부산지사의 자원봉사자, 53사단 군인, 경찰 등 400여 명이 마대자루와 삽을 들고 도로로 흘러간 토사물과 폐기물들을 치우기 위해 해수욕장 인근을 누볐다.
안정애 적십자사 부산지사 회장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많은 자원봉사자들과 군인들이 참여해 모두에게 감사하다"면서 "하루빨리 주변을 정리해 많은 관광객들이 다시 해수욕장을 찾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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