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시황·전망

고환율에 백기 든 외인, 증시 엑소더스 가속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07 15:43

수정 2022.09.07 16:20


증시 떠나는 외국인 투자자들
(억원)
일자 외국인 순매수 규모
2022/09/07 -4,936
2022/09/06 -785
2022/09/05 -676
2022/09/02 -1,760
2022/09/01 -2,911
2022/08/01~2022/08/31 36,501
(한국거래소)


[파이낸셜뉴스] 원·달러 환율이 연일 고점을 경신하면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엑소더스가 가속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시장 일각에서는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4936억원어치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지난 1일부터 5거래일 연속 매도우위를 보이며 이 기간 1조1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팔아치운 것이다.

외국인은 지난 7월 25일부터 29거래일 연속 사들인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해서도 지난 5일부터 매도우위로 돌아섰다.


코스피는 증시를 지탱하던 외국인 수급이 약해지자 이날 2400선마저 붕괴됐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2400선 아래서 거래된 것은 지난 7월 22일(2393.14) 이후 약 한 달 반만의 일이다.

결국 치솟는 환율과 인플레이션 압력에 외국인들이 항복을 선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환율은 지난 1일부터 5거래일 연속 연고점을 넘어서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5원 오른 1384.2원에 거래됐다. 전날 기록한 장중 연고점(1377.0원)을 1거래일만에 다시 쓴 것이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는 2009년 4월 1일(1392.0원) 이후 13년 5개월여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원·달러 환율 1400원 돌파도 시간 문제라는 주장이 나온다.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 논란, 한국경제의 수출 타격 우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의 양적긴축(QT) 등 대외 경제적 여건이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달러화 강세 및 글로벌 경기 침체 논란 등으로 향후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수준까지 상승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라며 "과거와 달리 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 개선 효과는 미미한 반면, 원자재 수입 증가 등으로 무역적자가 크게 확대되는 등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까지 외환시장은 연준의 긴축 스탠스를 주시하며 강달러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수급 쏠림 현상을 감안할 때 원·달러 환율 상단은 1400원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 이전에는 원·달러 환율이 오르고 있음에도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연속 순매수세를 보였다.
지난 7~8월 달러 강세가 어느 정도 고점에 근접했고 내년 금리 인하 사이클 기대감이 반영되면 강달러가 진정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잭슨홀 이후 내년 미국 기준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달러 강세 흐름이 예상보다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나정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 지속에 따른 외인의 변심과 파월의 잭슨홀 연설 이후 나스닥 지수가 연속적인 하락세를 시현하면서 국내 증시에도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판단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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