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제11호 태풍 '힌남노'는 소멸했지만 태풍이 지나간 자리에 인명·재산피해는 계속해 확인되고 있다. 경북 포항·경주 등 사망·부상 등 15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으며 침수, 붕괴 등 재산피해도 줄을 이었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포항시와 경주시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 기준 '힌남노'로 인한 인명 피해는 총 15명이다. 11명이 사망(포항 9명·경주 1명·울산 1명)하고 1명이 실종(포항 1명)됐다. 부상자는 3명(포항 2명·경기 1명)이다.
포항시 남구 장기면에서는 80대 남성이 전날 오전 7시10분쯤 폭우가 쏟아지자 논을 보러 간다며 경운기를 타고 나간 뒤 연락이 끊겼다. 경찰은 이날 오후 경운기를 발견하고, 이 지점을 중심으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 6일 오전 1시쯤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남천교 하부 하천에서 실종됐던 20대 남성은 이날 오후 12시53분쯤 울산 태화강 하부 난간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실종 당시 A씨는 음주 상태로 일행 5명과 함께 하천에서 발을 담그고 놀다가 물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태풍 힌남노의 직격탄을 맞은 포항시에서는 인명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포항 남구 인덕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는 침수로 인해 차량을 빼러 갔던 9명이 실종됐다.
소방당국이 전날 밤샘 구조작업을 펼쳐 김모씨(52·여) 등 2명이 극적으로 생환했으나 나머지 7명은 결국 숨졌다. 김씨와 지하주차장에 있던 김모씨의 아들은 김씨 구조 후 숨진 채 발견됐다는 안타까운 사연도 전해졌다.
앞서 포항의 다른 아파트인 남구 오천읍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도 실종된 60대 여성 1명이 숨졌고, 경북 경주시 진현동의 한 주택에선 내부로 밀려온 흙더미에 80대 여성이 매몰돼 숨졌다.
재산피해도 줄을 이었다. 8370채의 주택이 침수됐고 이외에도 상가 등에서 3233건의 침수 신고가 접수됐다. 이어 주택 반파 15건, 어선파손 14건, 사면유실 37건, 산사태 11건 등이 발생했고 침수, 낙과 등으로 7141헥타르(ha) 면적의 농작물 피해가 있었다.
더불어 200건의 정전 피해가 발생해 8만9743호의 전 공급이 일시 차단되기도 했다.
피해 복구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 1만3725건의 응급복구 대상 중 지난 7일 오후 10시 기준 복구가 완료된 곳은 13.3%인 1821건이다.
침수 피해, 추가 피해 우려 등으로 현재 서울, 부산, 울산, 경북, 경주, 울진 등에서 414세대 613명의 주민들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태풍이 소멸하면서 여객선, 도로 항공, 철도 등은 정상운행되고 있지만 중대본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막기 위해 국립공원 5곳의 86개 탐방로를 통제하고 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7일 오후 경북 포항을 방문해 지하주차장 침수 사고가 발생한 아파트와 전통시장 등을 방문해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희생자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포항과 경주시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우선 선포했으며 정부는 이후 합동 조사를 거쳐 추가 선포지역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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