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로마의 유명한 분수대 옆에 앉아 새벽 시간에 과자를 먹고, 음료수를 마신 미국인 관광객이 63만원 벌금을 물게 됐다.
관광객 폭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로마가 관광질서 유지를 강화하는 가운데 벌금이 매겨졌다.
CNN은 7일(이하 현지시간) 로마의 유명한 분수대 가운데 하나인 '폰타나 데이 카테쿠메니' 가장 자리에 지난 3일 새벽 1시에 앉아 음료수와 과자를 먹은 올해 55세의 미국인 관광객이 450유로(약 63만원) 벌금을 물게 됐다고 보도했다.
로마 경찰에 따르면 이 미국인 관광객은 분수대 가장 자리에 앉아 음료수를 마시고 과자를 먹던 도중 경찰의 제지로 이를 중단했다.
이 분수대는 1588~1589년 이탈리아 건축가이자 조각가인 지아코모 델라 포르타가 만든 것으로 1997년 복원됐다.
이 분수대는 1970년대 이탈리아에서 제정된 문화재 보호법 대상이다.
이번에 이 미국인 관광객에게 적용된 규정은 지난해 이후 로마가 시행하고 있는 강화된 규정이다. 문화재 주변 환경을 젊잖게 유지하는 이른바 '주변환경 예의범절(environmental decorum)'에 초점을 맞춘 규정이다.
로마 경찰에 따르면 문화재 주변에서 경찰의 단속이 강화되고 있다.
경찰은 성명에서 지난 주말 거리 순찰을 강화해 300여건의 범칙금을 끊었다면서 술집의 음악 소리 제한을 비롯해 경찰의 순찰이 강화되고 있고, 이 과정에서 범칙금 발부도 늘고 있다고 밝혔다.
강화된 규정에 따라 길거리에서 술을 마실 수도 없고, 술집에서 무리지어 다니거나 분수대 안에 발이나 손을 담가도 안된다.
단순 벌금으로 끝나지 않고, 해당 지역에 48시간 동안 접근이 금지될 수도 있다.
재범의 경우에는 최대 60일까지 해당 지역 접근이 금지된다.
로마의 강화된 관광객 단속은 넘쳐나는 관광객들이 원인이다.
팬데믹 이전 로마를 찾는 관광객은 연간 1000만명에 육박했다.
한편 강화된 규정 위반으로 출국이 금지되기도 한다.
5월에는 밀라노 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려던 37세의 사우디아라비아 남성이 체포됐다. 그는 마세라티 자동차를 빌린 뒤 로마의 유명한 관광명소인 '스페인계단'을 질주한 뒤 자동차를 버리고 달아난 혐의다.
한 달 뒤에는 미 관광객 2명이 벌금과 함께 로마 중심부 접근 금지명령을 받았다. 이들은 전기 스쿠터를 타고 로마시의 계단을 훼손한 뒤 이같은 처분을 받았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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