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최근 한국과 미국간 금리역전이 발생했지만 오히려 외국인증권투자금은 순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의 채권투자금 중 장기투자 성향의 공공자금 투자가 늘고 국내주식의 외국인 보유비중도 높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다만 글로벌 리스크로 자금유출 가능성이 있어 유의해야한다는 지적이다.
8일 한국은행이 의결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2년 9월)에 따르면 최근 한-미 간 정책금리 역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큰 폭으로 순유출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채권 수익률이 신용등급에 비해 양호한 수준을 보이는 가운데 투자대상 다변화 목적에서 장기투자 성향을 지닌 공공자금의 투자 비중이 높은 데 따른 것이다. 실제 외국인 채권투자금액 중 공공자금인 중앙은행, 국부펀드 및 국제기구의 투자비중은 2010년 말 21.7%에서 2015년 말 58.5%로 늘고 2020년 말에는 71.7%, 올해 6월 말에는 61.9%다.
또 주식투자자금의 경우 코로나19 위기 과정에서 우리나라 주식 중 외국인의 보유비중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올해 7월 말 기준 우리나라 주식 중 외국인의 보유 비중이 26.4%로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5월(26.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앞서 미 연준의 직전 세 차례의 정책금리 인상기 중 한-미 간 정책금리가 모두 역전됐는데 이 기간에도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대체로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기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169~403억 달러 순유입됐다.
과거 우리나라에서 외국인 증권자금의 대규모 유출은 내외금리차 역전보다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중국 금융불안(2015년), 코로나19 위기(2020년) 등과 같은 글로벌 리스크 이벤트 발생에 주로 기인했다는 것이다.
다만 글로벌 리스크 요인이 가세해 국제 금융시장 여건이 예상보다 악화된다면 대부분의 신흥국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자금유출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리스크 요인으로는 미 연준의 긴축 속도 가속과 강도 확대,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확전, 중국 경기부진 심화 등이 언급됐다.
한은은 "국제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리스크 요인의 전개 양상에 주목하면서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흐름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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