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고환율 수혜주로 꼽히는 현대차와 기아에 대한 증권가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4거래일(2~7일) 동안 상승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1.62% 떨어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현대차의 주가는 이달 1일 19만5500원에서 7일에는 20만2000원으로 올랐다. 기아도 8만200원에서 8만2300원으로 상승했다. 이날은 두 종목이 약보합세를 보였으나 차익실현 매물 출회에 따른 단기 조정으로 풀이된다.
특히 현대차는 이달 20만원대를 회복했다. 올해 1월 이후 7개월 만이다. 3월에 16만원대까지 추락한 것과는 상황이 달라졌다. 분기 실적이 발표될 때마다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아왔으나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한 때문이다.
지난달 하순부터 시장의 시선이 바뀌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8월 18일 이후 이달 7일까지 15거래일 연속으로 현대차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현대차는 외국인 순매수 1위 종목이 됐고 외국인 순매수 금액은 3583억원에 달했다. 외국인은 기아도 10거래일 연속으로 2000억원 가까이 사들였다.
현대차와 기아의 상승세는 고환율과 호실적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대차와 기아는 수출이 주력이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오를수록 실적이 개선된다. 올해 2·4분기에도 현대차와 기아는 총 1조원이 넘는 환율 효과를 거두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오는 3·4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지난 2일 현대차와 기아는 8월 해외시장 판매실적이 전년동기 대비 각각 14.7%, 12.6% 늘어났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3·4분기 공장가동률은 반도체 대란 직전인 2019년 수준에 거의 근접했다. 올해 4·4분기엔 2019년 수준을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기아 역시 지난달 생산 목표치의 97%를 달성했다. 자동차업종을 짓누르던 차량용 반도체 수급이 더 이상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상승세는 시작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는 4·4분기에 볼륨 반등이 본격화되며 강한 이익 모멘텀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당분간 고환율 구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해외시장에서 추가적인 환율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자동차, 전기·전자 등 수출과 수주 업체들에 대해 주목할 만하다"고 진단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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