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나쁘게 봐" 모르는 사람 맥주병으로 내리친 40대, 집유

두피 열상 등으로 수술 필요한 전치 15일 상해 입혀
"때린 건 맞지만 이 때문에 상해 입은 건 아냐" 무죄 주장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술집에서 옆 테이블에 앉아 있던 사람이 기분 나쁘게 쳐다봤다며 맥주병으로 수 차례 폭행한 40대 남성이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4단독(김동진 부장판사)은 지난달 10일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된 A씨(48)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지난 5월 2일 오후 11시 50분께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주점에서 A씨는 일면식 없는 피해자를 폭행했다. A씨 옆 테이블에서 술 마시던 피해자가 기분 나쁘게 쳐다보면서 비웃었다는 이유로 A씨는 화가 났다.

A씨는 맥주병 2개를 양손에 들고 피해자에게 다가가 오른손에 들고 있던 맥주병으로 피해자의 머리를 1회 내려쳤다.

이어 왼손에 들고 있던 다른 맥주병을 오른손으로 옮겨 잡은 후 맥주병으로 피해자의 머리 부위를 1회 때렸다. A씨의 테이블 위에 있던 맥주병 1개를 오른손으로 잡은 후 피해자를 향해 던지기도 했다. 피해자는 약 15일간의 치료가 필요한 두피열상 등의 상해를 입었다.

A씨는 무죄를 주장했다. 맥주병을 들고 피해자를 때린 사실은 있지만 이로 인해 피해자가 상해를 입게 된 것은 아니라는 취지의 주장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맥주병으로 피해자의 머리를 내리쳐 피해자가 병원에 가서 여러 바늘의 봉합 시술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해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넉넉히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동종의 벌금형 전과가 1회 있는 점, 이 사건 범행의 내용은 피고인이 주점에서 옆자리의 피해자에게 맥주병을 내리쳐 상해를 가한 것으로서 그 죄질 및 범정이 가볍지 않은 점, 형법상 특수상해죄의 법정형으로는 징역형만 규정되어 있는 점" 등을 불리한 양형 이유로 판단했다.

다만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해 피해자가 입은 상해의 정도가 그다지 크지 않으며 피고인은 피해자와 사이에 원만하게 합의한 점 등" 유리한 양형 이유를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e-mail] 노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