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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지나도 물가 걱정… 식료품값·전기료 더 오른다

임광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12 18:44

수정 2022.09.12 18:44

인플레이션 정점 멀었나
태풍·폭우 여파 먹거리값 치솟고
내달 오르는 공공요금도 부담
유가 꺾였지만 강달러 최대 변수
추석 지나도 물가 걱정… 식료품값·전기료 더 오른다
추석 연휴 한고비를 넘겼지만 '살인적 물가'는 해소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국제 에너지 값 하락에도 폭우·태풍 등으로 농산물 가격과 근원물가(외부충격에 가격이 급등락하는 농산물·석유류 등을 제외한 물가)가 상승하며 전체 물가의 하방 경직성을 키우고 있다. 또 이른 추석과 이상기후로 배추·애호박·시금치 등 농산물 가격이 급등했고, 오는 10월 전기·가스 요금의 올해 3번째 인상도 예정돼 있다. 특히 달러강세가 지속돼 수입물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전체적인 소비자물가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원화약세(원·달러 환율은 상승), 외국인자금 이탈, 추가 원화약세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은 더 커지고 있다.

■태풍 등 이상기후, 농산물 값 상승

12일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태풍 등 이상기후와 원화약세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으로 전체적인 물가상승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 통상 8월, 9월은 태풍·폭우 등에 따른 피해로 식료품 물가가 상대적으로 크게 오르는데 올해는 유난히 상승 압박이 거세다. 이른 추석과 집중호우, 태풍 힌남노가 겹치면서 최근 농축수산물 물가가 크게 상승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 7일 기준 배추·애호박·시금치 도매가격은 1개월 새 각각 20%, 92%, 22% 상승했다. 9월 이후 이상기온이 해소되고 농산물 가격 하락이 안정돼도 지속성이 높은 근원물가는 여전히 상승세여서 물가하락 폭은 제한적이다.

또 다른 복병으로 10월 전기·가스 요금 인상이 예정돼 물가 정점 판단은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다. 전기·가스 요금은 4월, 7월에 이어 오는 10월 올 들어 3번째 동반인상이어서 물가에 상당한 부담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 원료인 원유·가스·석탄 가격이 올해 크게 올라 공공요금 인상을 더 이상 억누를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한전 적자 규모가 20조~3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으로 업계는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에너지공기업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한전 등의 손실 규모가 폭증하자 공공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물가를 총괄하는 기획재정부는 물가 상황을 고려하면 공공요금 인상 폭을 제한할 수밖에 없어 고민이 깊다.

■원화약세…수입물가 높아져

강달러에 따른 원화약세도 수입품 가격을 올려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한국은행은 달러 대비 원화환율 물가 전가율 추정치를 보면 올해 1∼6월 환율상승이 국내 소비자물가를 0.4%p 높였다고 추산했다.
원화약세로 외국인투자금 유출 압력이 높아지고, 이는 또 원화약세를 불러 악순환으로 이어지면서 인플레 압력은 더 높아졌다.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개월 만에 5%대로 내려왔지만, 남은 하반기에도 물가안정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KB증권 김효진 이코노미스트는 "국제유가 하락세로 전체 물가를 예상보다 많이 끌어내리긴 했지만 근원물가는 상승세"라며 "농산물 가격 안정과 근원물가 하락이 동반되는 물가 모멘텀의 실질적 둔화는 4·4분기 중 확인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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