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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찬호 이그니스 대표 "식품 브랜드 디벨로퍼 목표…2024년 상장"

뉴스1

입력 2022.09.14 06:02

수정 2022.09.14 06:02

박찬호 이그니스 대표가 서울 성동구 이그니스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박찬호 이그니스 대표가 서울 성동구 이그니스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랩노쉬 제품들 (이그니스 제품)
랩노쉬 제품들 (이그니스 제품)


박찬호 이그니스 대표가 서울 성동구 이그니스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박찬호 이그니스 대표가 서울 성동구 이그니스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박찬호 이그니스 대표가 서울 성동구 이그니스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박찬호 이그니스 대표가 서울 성동구 이그니스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국내 기능성 식음료 전문기업 이그니스는 최근 독일 기업 '엑솔루션(Xolution)' 인수를 완료하고, 200억원대 투자 유치를 준비 중이다. 시리즈B 투자를 완료하면 이그니스의 사업 보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이그니스의 목표는 매출 300억원대의 브랜드를 3개 이상 보유한 '식품 브랜드 디벨로퍼'다. 지금과 같은 성장세라면 목표는 이른 시일 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그니스는 2015년 국내 최초 기능성 간편식 브랜드인 '랩노쉬(Labnosh)'를 시작으로 닭가슴살 브랜드 '한끼통살', '그로서리서울'을 차례로 론칭했다.
최근에는 국내 최초로 알루미늄 캔과 개폐형 마개(리실러블 리드)를 적용한 캔워터 브랜드 '클룹(CLOOP)' 만들었다. 스타트업 혹한기 속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이그니스의 젊은 최고 경영자(CEO) 박찬호 대표를 <뉴스1>이 만났다.

◇ 크라우드 펀딩의 대성공…1천만원→1.3억원

이그니스의 시작은 '랩노쉬'의 단백질 쉐이크다. 기존 다이어트 쉐이크와 달리 '완전한 식사'에 초점을 둔 상품이었다. 박 대표는 대기업을 다니던 중 미국에서 대체식 쉐이크로 유명한 '소이렌트'를 보며 시장의 성장성을 봤고, 그 길로 퇴사해 사업을 시작했다.

박 대표는 "회사를 그만두고 800~900만원의 자본금을 가지고 시작했다"면서 "하루에 3번 쉐이크를 마셨고, 일주일에 한 번씩 영양검사도 받으면서 제품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1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탄생한 랩노쉬는 상품 출시를 위한 크라우드 펀딩에서 소위 대박을 치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2015년 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시작한 '랩노쉬: 삼시세끼 사수 프로젝트'의 최종 펀딩 금액은 초기 목표 금액 1000만원을 훨씬 뛰어넘는 1억3000만원으로 마감됐다. 와디즈 펀딩 시작 이래 국내 최초로 단기간에 초과 목표 펀딩 금액을 달성한 사례로 남아있다.

박 대표는 "인프라도 없고, 인맥도 없었지만 크라우드 펀딩의 성공으로 유명해진 덕분에 올리브영 등 대기업에서 먼저 입점 제안이 왔다"면서 "올리브영에서 브랜드 노출이 되면서 성장의 기폭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사업은 첫해부터 순항했다. 박 대표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는 매출이 두 배씩 늘었다"고 말했다. 다만 "빨리 잘 되다 보니까 2019~2020년은 어려운 시기였다"면서 "그 과정에서 많은 아쉬움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 올해만 200억 투자유치…비결은 '숫자'

이그니스는 충성고객이 많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이그니스에 따르면 고객의 80%는 3개월 안에 재구매하고 있으며, 전체 매출의 60%가 자사몰에서 나오고 있다.

박 대표는 "석 달 치를 한 번에 사는 사람들도 많고, 그런 사람들의 재구매율도 높다"면서 "랩노쉬라는 이름을 알고 네이버에 직접 검색해서 들어오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꾸준한 실적 성장세와 충성고객의 높은 비중은 많은 투자를 이끌어냈다. 2015년 창업 이후 157억원의 자금을 유치했고, 올해는 200억원을 목표로 시리즈B 투자를 완료할 예정이다. 올해 스타트업의 혹한기라고 불릴 만큼 어려운 시절이었다지만, 이그니스의 성장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박 대표는 "초창기 랩노쉬에 대해서 10명 중 9명이 쉽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면서 "하지만 크라우드 펀딩이 대박을 쳤고, SNS로 좋은 성과를 냈다. 이러한 수치들이 투자자들에게 어필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시장에 있는 제품을 내지 않고 한 끗 비틀어서 혁신적인 상품을 내놨다. 이런 것들이 꾸준히 실패하지 않고 타율이 좋았다"면서 "랩노쉬는 출시한 지 7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국내 단백질 쉐이크 시장에서 매출 1, 2위권을 유지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 환경을 생각하는 '식품 브랜드 디벨로퍼'가 목표

지난달 이그니스는 독일의 알루미늄 캔 재밀봉 마개 제조 전문 기업 '엑솔루션‘을 인수했다. 엑솔루션은 지난 2001년 설립된 독일 기업으로 다수의 글로벌 음료 기업을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다. 엑솔루션이 보유한 재밀봉 마개 특허 가치만 현재 약 1900만 유로(약 250억원)로 평가된다는 점에서 상당히 성공적인 인수합병(M&A)으로 평가받는다.

박 대표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측면에서 음료를 페트병이 아닌 캔으로 만들면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해외 제품을 보다가 엑솔루션의 재밀봉 마개를 적용한 상품을 봤다"면서 "사용자 경험(UX)과 기능 측면에서 뛰어나다고 생각해서 바로 독일로 가 국내 독점권을 따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판매하다 보니 재밀봉 마개를 적용한 캔음료는 전 세계적으로 유망하다고 생각했다"면서 "엑솔루션 역시 앞단에서 브랜드를 만들어서 플레이해줄 회사가 필요했던 시기로 서로 니즈(needs)가 잘 맞아서 인수까지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엑솔루션 인수로 이그니스는 캔워터를 넘어 에너지드링크, 맥주, 제로칼로리 탄산 등 제품군을 넓힐 예정이다. 글로벌 대기업과의 협업도 준비 중이다.

박 대표는 "캔의 재활용률은 80%, 페트병은 7%에 불과해 페트병 음료를 캔으로 모두 바꿀 수 있다고 하면 전기차보다 더 탄소를 줄일 수 있다고 본다"면서 "국내 대기업, 해외 유명기업과 콜라보를 통해 재밀봉 마개를 적용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그니스의 목표는 '식품 브랜드 디벨로퍼'다. 2023년에는 연간 매출이 300억원 이상 되는 브랜드 3개 이상을 만드는 게 첫 번째 목표다.

박 대표는 "가지고 있는 브랜드 중에 한끼통살, 랩노쉬가 가능성이 크고, 클룹도 가능성이 보인다"면서 "잘만하면 아시아에서 제일 음식료품 브랜드를 잘 만드는 디벨로퍼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24년 상장 기대…"시장을 만드는 식음료 브랜드"

투자자금이 모이고, 사업 영역이 커지면서 이그니스 역시 2024년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제품 기획부터 마케팅을 다 하고 있지만, 제품 생산의 내재화도 준비 중이다. 물류비용과 원가를 절감해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박 대표는 "어디까지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지, 확장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수익성을 가져갈 수 있을지, 브랜드는 어떻게 확장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면서 "우선 생산을 내재화하면 원하는 제품을 빨리 만들어낼 수 있고, 원가 경쟁력도 가져갈 수 있다는 생각에 물류와 설비 일부에 대한 투자를 시작했다"고 귀띔했다.


이어 "상장을 하게 된다면 확보한 자금으로 가고자 하는 길을 잘 가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면서 "이그니스라는 회사가 만드는 제품은 혁신적이고, 재밌고, 환경적으로 의미 있는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회사로 인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초'의 시도는 계속될 전망이다.
박 대표는 "스타트업은 대기업이 만들어낸 트렌드에 맞춰 제품을 내면 원가 경쟁력이나 광고 선점력이 약해서 이길 수 없다"면서 "랩노쉬처럼 우리가 시장을 만들어놓고 그들이 들어오게 하는 '새로운 한 끗'의 차이를 계속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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