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위험자산 기피 현상이 커지자 비트코인이 10% 가까이 폭락했다.
14일 글로벌 가상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13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9.69% 하락한 2만211.58달러에 거래됐다.
반면 같은 시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0.32% 상승한 2846만3000원에 거래됐다.
알트코인(얼터너티브 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대체 가상자산) 대장 이더리움 역시 하락세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같은 시간 이더리움은 24시간 전보다 7.92% 떨어진 1576.55달러에 거래됐다.
업비트에서 이더리움은 전일 대비 0.5% 상승한 219만5000원에 거래됐다.
가상자산 가격 폭락에 가상자산 전체 시가총액은 1조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현재 가상자산 전체 시총은 9872억2670만달러로 24시간전보다 7% 넘게 감소했다.
이날 미국의 8월 C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자 미국의 긴축공포가 확산되며 가상자산과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8월 CPI는 전년 대비 8.3% 상승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이에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폭락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94% 급락한 3만1104.9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4.32%, 나스닥 지수는 5.16% 추락했다.
시장에서는 8월 CPI 발표 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포인트 금리인상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접고 최소 0.75%포인트 또는 1%포인트 금리인상 가능성까지 고려하기 시작했다.
국채금리는 급등했다. 이날 30년물 미 국채 금리는 3.574%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2014년 이후 최고치다. 벤치마크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3.46%까지 오르며 6월 중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가상자산 시장 약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미국 단기 국채 수익률이 가상자산 단기 예치 수익률을 추월하며 헤지펀드 및 패밀리 오피스들이 가상자산에 투자할 이유 중 하나가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가상자산 헤지펀드 ANB 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는 "2년 전 가상자산 예치 수익률은 최소 10%였으며, 전통시장 금리는 마이너스거나 제로에 가까웠다"면서 "셀시우스 등 가상자산 대출업체의 실패로 예치 수익률이 급감하고,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으로 상황이 역전됐다"고 지적했다.
가상자산 대출업체 메이플 파이낸스 CEO 역시 "국채 수요가 가상자산 시장의 유동성을 흡수했다"고 말했다.
제프리 군드라흐 더블라인캐피탈 CEO는 가상자산 투자를 피하는 대신 장기 국채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군드라흐 CEO는 이날 미 캘리포니아 헌팅턴비치에서 열린 퓨처프루프 자산 컨퍼런스에서 "오늘날에는 확실히 가상자산을 매수하지 않을 것"이라며 "연준이 다시 돈을 풀 때가 가상자산을 살 때"라고 말했다.
이어 "정책 피벗(pivot·태세 전환)을 꿈꾸지 말아라"며 "지금은 진정한 페드 피벗(Fed pivot·연준의 태세 전환)이 되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업비트 거래소의 원화마켓에 상장된 모든 가상자산을 대상으로 종합시장지수 방법론에 따라 산출한 UBMI(업비트 마켓 인덱스) 지수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5281.36포인트로 전날보다 7.1% 하락했다.
비트코인의 지배적인 영향력을 제외한 시장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UBAI 지수도 6.68% 하락했다.
이날 업비트 기준 가상자산 원화마켓 총 거래대금은 3조원으로 전일보다 0.39% 감소했다.
알트코인들의 총 거래대금은 3조원으로 전일보다 6.33% 감소했다.
총 거래대금 중 비트코인의 거래대금 비중은 11.51%이다.
업비트 공포지수는 전날에 비해 14포인트 하락한 45포인트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현재 시장이 중립 상태에 있음을 의미한다.
가상자산 관심도는 전날에 비해 35.61% 상승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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