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강석훈 산은 회장 "부산 이전 불가피..경쟁력 훼손 아냐"

박신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14 16:30

수정 2022.09.14 16:30

강 회장 "부산 본사 이전 정부 방침으로 바꿀 수 없어" 산은 직원 300명 시위..부산 이전 반대 '강경기류' 여전
[파이낸셜뉴스]
14일 서울 영등포구 산업은행 본사에서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취임 100일 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직원 300여명이 본사 이전 반대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김동찬기자
14일 서울 영등포구 산업은행 본사에서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취임 100일 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직원 300여명이 본사 이전 반대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김동찬기자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 뉴스1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 뉴스1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14일 취임 100일을 맞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본사 부산 이전의 불가피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강 회장은 "정부에서 결정한 방침을 아무리 회장이라도 바꿀 수는 없다"며 "직원들의 정서적·논리적인 면을 다 보듬으며 설득해 서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가능하다면 직원 한명 한명 씩이라도 다 만날 것"이라고도 했다.

강 회장은 본사 부산 이전을 위해서는 산업은행법 4조 1항 개정이 이뤄져야 하는데 법 개정 때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직원들과 토론을 지속하겠다고 했다.

또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하는 것은 산업은행의 경쟁력을 훼손시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역할이 추가되는 것이라는 생각도 밝혔다.

강 회장은 "부산·울산·경남 지역은 과거 제조업 중심기지로 우리나라 경제 성장의 첨병이었다"며 "이제 4차 산업경제시대를 맞아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전초기지로 탈바꿈해야 하는데 산업은행이 중심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법 개정 이전이라도 부울경 지역 영업자산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법 개정을 대비해 이전 계획을 짜는 조직도 신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들어 약 70여명의 직원이 이탈하는 등 인재유출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과 관련, 강 회장은 "굉장히 안타깝고 가장 신경써야할 부분이 인재유출 최소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수치로는 내용상 우리은행 경쟁력 잠식할 정도는 아니며 이탈 줄이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했다.

부산과 서울의 근무인원 비율이나 직원들의 주거문제, 교육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것처럼 500명의 직원을 먼저 부산으로 파견한다는지 하는 것은 검토된 바 없으며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또 얼마 전 국민의 힘 김희곤 의원실을 통해 공개된 금융위원회의 산은 본사 이전 로드맵도 산은과 논의된 바 없으며 알지 못하는 자료라고 설명했다.
한편 같은 시각 산은 본사 로비에서는 산업은행 직원 300여명과 산은·수출입·기업은행 간부 및 금융노조 일부가 "부산 이전 반대"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 참석한 산업은행 직원들은 1시간이 넘게 로비 바닥에 앉아 한 목소리로 투쟁을 외쳤다.
조윤승 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끝없는 직원들의 반대에도 끝까지 지방 이전을 추진하는 강 회장은 독불장군을 뿐이다"고 소리쳤다.
이어 노조원들에게 "지치지 말고 끝까지 투쟁해서 지역경제에 도움도 주지 않고 막대한 비효율만 초래하는 부산 이전을 반드시 저지하자"고 독려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한 직원은 "강 회장이 취임 100일을 맞는 동안 단 한번도 직원들의 목소리를 들은 적이 없다"면서 "반쪽짜리 취임식을 개최할 때부터 강 회장에 대한 직원들의 신임은 바닥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취임 초에 강 회장이 약속한 비전위원회나 소통위원회가 과연 제대로 구성됐는지 묻고 싶다"며 "그가 말하는 소통은 오해와 불신일 뿐이며 그는 구성원들의 동의를 얻지 않은 독불장군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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